- 장진성
- 2010-10-13 19:34:42
- 조회수 : 2,785
-황장엽 선생님 영전에 이 시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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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참으로 살 줄 모르셨습니다.
일흔이 넘은 여생에
무슨 미련이 더 남아있다고
그 모든 낙을 뒤에 두고
낯 설은 이 땅에 오신겁니까
아니 당신은
살기를 원치 않으셨던 분입니다
쪼개진 이 조국이 뭐라고
반 백년이 넘도록
하나를 하나라고 말 못하는 이 자유가 뭐라고
남들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것을
버리고도 어쩌면 그리도 떳떳하셨습니까
당신은
목숨이 하나인 줄도 모르셨습니다
아셨다면
그 목숨을 노리는 끈질긴 협박에도
그처럼 태연하실 수가 없었습니다
하여 독재보다 강한 자유를
그처럼 자신 있게 보여주실 수가 없었습니다
어둠이 지나면
새날이 오는 줄 누구나 다 아는데
그것조차 모르신 듯 순진했던 당신이었습니다
잠들어선 아니 될 애국의 양심으로
한 밤 중 여윈 몸 촛불처럼 기껏 태우며
해 뜨기를 순간순간 기다리던 당신이었습니다
그래서 횃불이었습니다
분단의 가운데 서시여
거짓이 숨어있는 곳과
진리가 가능한 곳을
우리 눈에 보이게 해주셨던 빛이었습니다
가슴으로도 들리게 해주셨던 깨우치는 음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이 나라의 어르신이셨습니다
뜻보다 옳은 생은 없고
진리보다 긴 세월은 없다고
사람이 사는 법을 알려주신 87세였습니다
이 시대에 사는 인생이라면
조국의 상처보다 더 큰 곡절 없고
자유의 통일보다 더 큰 성취 없음을
몸소 희생으로 보여주신 애국의 열정이었습니다
아 그런 당신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살
당신의 이름은 황장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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