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쌀 50만t·비료 30만t 요구
- 조선닷컴
- 2010-10-28 09: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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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적십자회담 성과 없어
北대표 "때를 놓치지 말라… 南赤 총재 임기 곧 끝난다"
南측 상봉 정례화 요구에 北 "쌀·비료 주면 된다"
북한이 26~27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우리측에 쌀 50만t과 비료 30만t을 달라고 했다.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확대·정례화하자는 우리측 요구에 대해 "(그런 문제는) 쌀·비료를 제공하면 풀 수 있다"며 이산가족 문제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연계했다고 우리측 김용현 수석대표가 27일 전했다.- ▲ 아무 합의 없이… 북한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27일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이 끝난 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용현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왼쪽)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양측은 다음 달 25 일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 의했다.
또 "남쪽엔 쌀이 남아돌아 골치라고 들었다"며 "믿기만 하라. 동족을 믿고 그렇게 하면 잘 된다"고도 했다. 이어 "올 때 보니 김 수석대표 선생의 가방이 묵직하던데…. 많은 좋은 제안을 갖고 오느라고 아마 (묵직한가 보다)… 허허"라고 했다.
거듭된 북측의 지원 요구에 대해 우리측은 "이러한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김 수석대표는 말했다.
쌀·비료 요구 외에도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해서는 상봉 장소 문제가 풀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논의할 실무회담을 빨리 열자"고 했다. 우리측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문제는 별개"라고 맞섰다.
양측은 다음 달 25일 차기 회담을 갖자는 것 외에는 아무 합의도 하지 못하고 오후 4시 50분 회담을 끝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안한 걸 대단한 시혜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북에 준 쌀이 연평균 25만5000t이었는데 상봉 대가로 그 두 배를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대북 지원에 대해 우리 정부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인 걸 북한이 모르는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지금 한창 몸이 달아있는데 그런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괜히 서둘러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다가는 진정한 국익을 해치게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 포럼에서 "천안함이 피격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북한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출구의 열쇠는 문제의 장본인인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정말 지원을 바란다면 위장 평화 공세를 그만두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성의있는 조치부터 취하란 뜻"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대규모 지원은 인도적 고려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적십자 회담만이 아닌 다양한 수준의 회담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을 놓고 우리 통일부와 북한 통일전선부 간의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천안함 사건과 인도적 지원 문제가 함께 다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 개성=공동취재단
- 이용수 기자 hejsu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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