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창건 65주년‥후계 공식화 `대미' 될듯>
- 연합뉴스
- 2010-10-09 09: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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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열린 당대표자회에 참석한 후계자 김정은이 박수를 치는 모습(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의 김정은 후계 공식화에 이어 곧바로 닥친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10월10일)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이 관행적으로 중시하는 `꺾어지는 해'(숫자의 끝자리가 `0'이나 `5'인 해)이기도 하지만 지난달 하순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 후계가 공식화된지 채 2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꺾어지는 해'가 아닌 평년에는 당 창건일이라 해도 특별한 행사 없이 넘기는 것이 관례지만 2005년 당 창건일 때 북한은 중앙보고대회와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모두 했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처음 참석할 올해에는 중앙보고대회와 군사 퍼레이드 외에도 `축포야회'(불꽃놀이)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창건일 당일 열릴 군사 퍼레이드는 2만여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석단의 후계자 자리는 어디? = 중앙보고대회와 군사 퍼레이드 때는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당.군.정의 고위 인사들이 자리하는 주석단이 설치되는데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어떤 자리에 앉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정은이 주석단에 앉는 것은 너무 빠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으나 최근 후계구축을 서두르는 듯한 북한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김정은이 주석단에 오르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어떤 자리냐는 것인데 김정일 위원장의 바로 옆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단 유력하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서 군사 분야 `2인자' 자리(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를 차지하고 있는 김정은이 처음 군부대 열병식을 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런 대규모 공식 행사에서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 나란히 앉아 그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것만큼 김정은의 후계자 지위를 탄탄하게 만드는 방법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경우 후계자로 내정된 것은 1974년 2월이지만 후계자로 공식화된 1980년 6차 당대회 때는 주석단에 처음 올라 김일성 주석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자신의 모습을 처음 드러낸 당대표자회 직후 단체사진에서 김정은은 맨 앞줄의 김 위원장 오른쪽 두번째(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다음) 자리에 앉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불꽃놀이, 얼마나 성대히 할까 = 작년 김일성 주석 생일(4.15) 때 처음 시작된 평양 대동강변의 `축포야회'는 그후 `5.1절'(노동절), 당창건 64주년 기념일로 이어졌고, 올해 김 주석 생일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주요 기념일의 단골 메뉴가 됐다.
북한은 이런 대규모 불꽃놀이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작년 10월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한 북한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에는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과 노동절에 펼쳐진 '축포야회'를 김정은 대장 동지가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돼 있다.
그런데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군대와 주민들 앞에 처음 등장하는 당 기념일에 불꽃놀이를 빠뜨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불꽃놀이를 예고하는 듯한 북한 매체 보도도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이 6일 `CNC(컴퓨터제어) 기술로 신형 축포와 발사장치를 개발했다'면서 비교적 장문의 보도를 전한 것이다.
또 북한에서 `CNC'는 김정은을 상징하는 용어로 통해, 이번 불꽃놀이가 종전보다 훨씬 더 성대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규모 열병식‥새 무기 등장? = 북한이 이번에 대규모 열병식을 벌릴 것이라는 징후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지난 7월부터 평양 미림비행장에 1만여 명의 병력과 미사일, 기갑, 포병전력을 모아놓고 대규모 퍼레이드를 연습하는 것이 포착돼, 이번 당창건 기념일에 `국가급 열병식'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이 진작부터 나온 것이다.
김정은은 최근 김 위원장과 함께 제851군부대(안변 주둔 7보병사단 추정)의 협동훈련을 참관한데 이어 이번 열병식에서 주요 지휘관들의 경례를 받음으로써 자신이 권력 승계자이자 `군사분야 2인자'임을 대내외에 알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열병식에는 특히 9일 축하사절단을 이끌고 방북하는 저우융캉(周永康)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중앙정법위 서기 겸직)을 비롯해 평양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와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다수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행사의 초점이 후계자 김정은에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열병식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북한이 새로운 무기체계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열병식이 열리면 2008년 9월9일(공화국 창건 60주년) 이후 2년여만이 되는데, 당시에는 김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비정규 무력인 노농적위대만 동원돼 제대로 된 열병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추후 알려진 사실이지만 김 위원장은 이 행사 바로 전달 뇌졸중으로 쓰러져 외부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2007년 창군 75주년 기념일(4월25일)에 북한은 미사일 부대까지 등장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를 펼쳐 시선을 끌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대표자회에 이어 열리는 당창건 65주년 기념행사는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식화하는 정치 일정의 대미가 될 것 같다"면서 "특히 후계자로서 처음 군의 공식 신고를 받는 열병식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김정은의 존재가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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