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을꿈꾸며
- 2010-10-14 14: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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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일 10일. 그토록 통일을 열망하는 우리 모두를 남겨둔 채, 당신은 홀연히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치 모든 것이 약속되어 있었다는 듯이, 참으로 좋은 가을날 아침에 우리와 영 이별을 고하였습니다. 그 뒤안길과 마지막을 접하면서 숙연히 님의 명복을 빕니다. 저곳 하늘나라에서나마 님의 통일염원이 성취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님을 보내는 것은 슬프지만 님의 가는 길을 아름드리 수놓고 싶어 용기를 내어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신이 남기신 흔적들과 그 빈 자리의 무게를 조금씩 감지하고 있습니다. 생전 당신에 대해 남한 사람들이 참으로 정확한 평가를 내려주신 것을 당신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혹자는 ‘분단이 만들어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서, 또 다른 사람들은 ‘학자적 양심과 진리로 독재체제에 항거한 투사’로서, 그리고 당신을 반기지 못했던 사람들은 ‘가족과 도의를 저버린 사람’으로서 냉정한 평가를 내려 왔었습니다.
셋 모두 크게 틀리지 않는 표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부합되는 평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당신이 그런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당신에 대한 그러한 평가들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당신에 대한 그런저런 평가보다도 지금 우리의 마음 한 곳을 메운 생각은 그토록 열망했던 통일을 대하지 못하고 가심으로써 당신의 죽음이 매우 슬프고 안타깝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꿈을 배우면서 그보다 더 큰 꿈을 깨달았고, 노력하면 그보다 더 큰 꿈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조국의 분단으로 인해 더 큰 꿈은 개인이 실현할 수 없는 것으로서 은연중에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앞에 나타난 당신은 더 큰 꿈을 실현시킬 것을 끊임없이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슬기롭고 용감한 애국적 궐기로 북한민주화를 넘어 통일을 쟁취하는 날을 스스로 꿈꾸면서.....당신은 우리에게 통일의 소망을 조금씩 심어주고 있었습니다. 뿐만아니라 행동으로서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당신은 뭇사람들과는 달리 평범하지 않으셨습니다. 체제유지에만 급급한 거짓된 정권에 항거하였고, 통일(대의)을 위하여 소의를 접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으며, 많은 저서를 통해 애국주의 신념을 고취시키면서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셨습니다. 또한 독재체제의 허위와 기만을 자각하고 세상에 진실을 알리려고 다각도로 노력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렇게 당신은 우리의 꿈을 계속 키우셨는데.....
당신은 짧은 시간에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셨습니다. 북한민주화에 대한 열의를 더 많이 보여주셨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분단의 현실에서 진리를 실천하기 위해 당신께서 택하신 선택과 그 치열했던 노년의 여정에 더 감동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가치있는 가르침이며, 노년의 나이임에도 옳다고 여긴 바를 감행했던 그 불굴의 정신은 남한사람들, 탈북자들, 북한사람들 등 출신․사상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깊이 아로새겨질 것입니다. 그러한 정신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민족적 염원인 통일을 반드시 실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영정앞의 많은 조화만큼이나 님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지금입니다. 님의 통일전략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모든 국민이 힘과 지혜를 더 모아야 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님의 못다한 꿈을 실현시킬 동지들(탈북자)이 증가하고 있고 북한의 실상들이 외부세계로 더 많이 알려지고 있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통일의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제력(GDP)이 해마다 증가하여 더 부강해지면 대내외적 압박전략을 통하여 님께서 옮기신 통일전략처럼 머지않은 장래에 북한독재정권을 자연스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님은 갔지만,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아니할 것입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님의 가르침과 못다한 약속을 늘 기억하고 또 되새기면서 결사의 각오로 전진해 갈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진정한 우리들의 영웅이셨습니다. 이곳 분단의 동토에서 보여주신 통일을 향한 님의 노력들에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고 황장엽 선생님의 명복을 빌면서 님을 존경하는 한 국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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