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진성
- 2010-11-01 12:23:32
- 조회수 : 2,893
1차 남북정상회담 때에는 분단 역사상 첫 남북간 정상의 만남이어서 그 과정과 결과가 어떻든 상징적 의미라도 있었다. 그러나 2차 때부터는 정상회담이란 말조차 무색할 만큼 참여정부만의 축제로 끝났다. 아니 오히려 우리 국민은 상호 답례방문 약속까지 깬 부도덕한 김정일을 다시 찾아간 노무현 전(前) 대통령을 보며 자존심의 상처 같은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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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었던 주된 이유는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은 판이하게 변했는데 북한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민족과 평화의 이름으로 퍼주기란 비난까지 들으면서 퍼주었는데도, 북한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서해교전, 핵실험, 미사일발사, 등 온갖 적대적인 증오와 행동뿐이었다.
돌아보면 지금까지의 남북정상회담들은 평화가 아니라 마치도 전쟁회담 같았다. 1차 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서해교전에서 6명이 희생됐고, 2차 정상회담 이후에는 북한의 어뢰로 46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남북정상끼리 만날수록 남한은 평화착각을 하고 북한은 전쟁착각을 한 셈이다. 이는 정상적인 국가와 국가가 아닌 민주주의 정상과 독재의 정상이 만난 필연적인 결과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젠 남북정상회담 거품은 다 빠졌다고 봐야 한다. 우리 국민은 남북정상회담이라면 단순히 정치적 용어로만 인식할 뿐이다. 아무리 두 손 잡고 남북정상선언을 해봤자 북한의 핵실험과 서해교전에서 이미 진실을 봤기 때문에 다시 속을 사람이 없다. 그래서 기대와 희망이 아니라 김정일이 이번엔 서울로 오겠다고 하는가? 오지도 않는데 우리 대통령이 왜 또 북한에 가는가? 정권 말기에 만나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가장 원초적인 이유와 명분만 따질 뿐이다.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기필코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활용하고 싶다면 대한민국 초등학생도 묻고 싶은 이 질문들에 이렇게 대답만 하면 된다. “김정일이 서울로 안 오면 정상회담을 안 한다! 답례방문이 없다면 대한민국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평양은 물론 북한 지역인 금강산에도 절대 갈 수 없다! 나는 집권 말기에 형식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뭘 얻으려고 하지 않겠다!” 그러면 국민들은 일제히 맞아! 할 것이다. 이렇듯 때론 흔하기 짝이 없는 사실들을 눈부신 진리처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정치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평양을 방문했던 노무현 전(前) 대통령은 김정일을 만나고 나서 남북간 큰 시각 차이에 실망했다. 정상이라고 만났더니 개혁개방을 저주하는 김정일은 외계인 같았고, 일부러 찾아갔는데도 가져올 것도 없어 외교안보 측근들에게 자기를 평양에 오게 한데 대해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노무현 전(前) 대통령이 후회했던 평양 길,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 길에 다시 대한민국 대통령이 서게 된다면 결과가 어떨지는 뻔하다.
탈북시인 장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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