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3일 대한민국엔 대통령도 정부도 없었다. (1)
  • 장진성
  • 2010-11-26 07:44:31
  • 조회수 : 2,452

대통령과 정부라면 평화로울 때보다 전시 상황에서 그 존재와 가치가 더 검증된다. 더욱이 국경 밖에서 포탄들이 날아올 때만큼 온 국민이 대통령과 정부를 간절히 지켜볼 때가 없을 것이다. 그만큼 다른 나라도 아닌 분단의 이 땅에선 경제 대통령도 좋지만 안보대통령으로서의 역할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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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1월 23일의 대한민국엔 그러한 대통령과 정부가 전혀 없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정부는 없었고 그냥 정치만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확전은 막고 단호한 대응을 하라”고 말했다는데 과연 그게 어느 나라 말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그처럼 철저히 계산된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확전을 막으라.”는 것은 차후 남북 평화 관리 책임을 따질 좌익들을 의식한 것이고 “단호한 대응”은 북한의 상습적 무력도발에 격분할 보수를 배려한 그야말로 이명박식 중도주의 발언이 아니란 말인가.

 


어떻게 대한민국 통수권자로서 자국 영토에 포탄이 빗발치는데도 그 엄연한 현실에 충실하기보다 자신의 미래를 두고 더 고민할 수 있었는가. 결론은 대한민국이 아무리 현대식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대통령 한 사람의 안보의식이 희미하면 무용지물에 불과함을 이번 계기로 확인시켜준 셈이다.

 


더불어 이념중도는 안보중도로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좌익정부보다 더 불명확한 국가 정체성의 혼란을 가증시킴을 증명한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이명박 정부는 지난 십년정부보다 더 해로운 정부이다. 보수의 탈을 쓰고 출범하여 지난 2년 반 동안 보수를 약화시켰고, 나중엔 여당인 한나라당까지 중도방황에 가세하여 보수의 정치기반을 통째로 뒤흔든 자폭정부이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을 보며 미친 집단이라고 혀를 찬다. 그러나 북한의 그 미친 속성을 잘 알고 있는 나는 탈북자로서 오히려 묻고 싶다. 자국 영토와 민간인들이 그렇듯 대낮에 포격 당했는데도 무섭게 인내할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가 과연 제 정신이었는지,,,

댓글목록

자수정님의 댓글

자수정 작성일

참 예리하고 확실한 글입니다
항상 장기자님의 글은 현실과 냉정을 잃지 않았었어요
작은 응원의 메시지로 님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힘내시고 본토 사람들과 안일해지고 있는 우리 탈북민들을 위한 글 많이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