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北 시장 쌀·옥수수 가격 일제히 하락…배경은?
  • 북민위
  • 2025-05-16 0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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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치솟던 북한 시장 곡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을 통해 반입되는 수입 곡물량이 증가한 데다 농촌 동원이 시작되면서 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일부 식량 배급이 이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900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7일 평양 시장의 쌀 가격이 95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5.3%가 하락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쌀 가격이 하락했다. 10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시장의 쌀 1kg 가격은 9100원, 920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각각 4.9%, 5.2%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시장 쌀 가격은 지난달 말 1kg에 평균 9500원을 넘어서고, 혜산의 경우에는 9700원까지 치솟아 2009년 화폐개혁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강냉이(옥수수) 가격은 쌀보다 하락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의 가격은 3600원으로. 지난달 27일 조사 가격(4300원)보다 16.3%나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지역 시장에서도 옥수수 가격이 10% 이상 급락해 지난 3월 중순 이후 줄곧 4000원대였던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두 달 만에 3000원대로 내려앉았다.

북한 시장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전국적으로 농촌 총동원이 시작되면서 각 기관이 저장해 뒀던 곡물을 풀고 있는 데다 최근 곡물 수입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의 기관·기업소, 학교 등 모든 단위가 모내기에 나선 상태로 전해졌다. 매년 모내기 철이 되면 일부 단위에서는 농촌 동원 인원에 백미와  강냉이 등 식량을 소량 공급하는데, 많은 양은 아니더라도 시장 식량 수요를 떨어뜨리는 데는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농촌 총동원 기간에는 장마당 운영 시간도 축소되고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동원 나가는 주민들도 많아 시장 이용자가 감소한다. 이 또한 시장의 곡물 가격 하락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양강도나 함경북도, 평안북도 등 국경 지역을 통해 반입되는 수입 곡물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무역에 정통한 이 소식통은 “당 기관이나 중대형 기업소, 무역회사 등이 와크(무역허가권)를 가지고 수입을 할 때 국가에서는 식량 배급을 정상화할 수 있는 품목을 우선 들여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북한의 곡물 수입량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북한 내 식량 부족분을 수입으로 메우는 것은 역부족이다. 이에 수입 확대 영향으로 인한 곡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식량 수입을 확대한다 해도 북한의 하루 식량 소비량인 1만 톤을 채우기는 어렵다”며 “식량 수입이 시장 곡물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겠지만 계속해서 수입이 증가하고 시장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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