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의 시간관념 적응기
  • 북민위
  • 2025-04-15 0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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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들은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해 나간다. 그중에서도 ‘시간관념’은 대한민국에서 정착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남한과 북한은 체제뿐만 아니라 일상의 시간 관리 방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며, 이로 인해 북한이탈주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차이를 이해하고, 남한 사회에 맞는 방식으로 점차 변해간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많다.

남한과 북한의 시간관념 차이

북한에서는 계획적이고 정밀한 시간 관리보다는 유동적인 태도가 일반적이다. 남한에서는 과거의 유물이 된 일명 ‘코리안타임’(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하거나 정확한 시간관념이 없는 한국인의 행동이나 버릇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 북한에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서 국가 주도의 일정과 통제된 생활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개인이 시간을 세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북한의 직장에서 회의나 모임이 특정 시간에 딱 맞춰 시작되지 않거나, 약속도 다소 느슨하게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한은 ‘시간이 곧 신뢰’라는 인식이 강하다. 정해진 약속 시간과 마감 기한을 지키는 것이 기본적인 사회적 예절로 자리 잡고 있으며, 업무에서도 정해진 일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시간관념 차이는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대한민국 적응 과정에서의 시간관념 변화

북한이탈주민들은 대한민국의 시간관념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보인다.

  1. 처음에는 느슨한 시간 감각 유지

초기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은 기존의 익숙한 방식대로 시간에 대한 엄격한 개념 없이 생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이 ‘대략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다소 늦는 경우가 많고, 업무에서도 정해진 마감 기한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남한에서는 지각을 큰 실례로 보는 문화가 있지만, 북한에서는 약속을 늦게 가더라도 서로 이해해 주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 이러한 차이가 처음에는 서로 난감한 상황을 만들어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1. 당황 이후 점진적인 변화와 적응 노력

하지만 북한이탈주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확한 시간 준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점점 깨닫게 된다. 특히 취업을 하거나 학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신뢰를 얻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된다. 대다수 북한이탈주민이 스마트폰의 일정 알림 기능을 활용하거나, 직접 시간 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어떤 이들은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남한식 시간 관리 방식을 배우기도 한다.

  1. 장점 폭발, 근면성과 융통성의 조화

북한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근면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있다. 남한에서는 효율적인 시간 배분과 체계적인 일정 관리가 중요한데, 북한이탈주민들은 이런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초기에는 힘들어하지만, 점차 한국식 업무수행 방식을 융합해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는 사례가 많다. 경우에 따라 단시간에 몰아서 집중적으로 일하는 북한 방식으로 생산력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시간을 나누어 성실하고 꾸준히 일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남한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1.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시간관념 변화

남한에서는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신뢰의 표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이를 이해하고 점차 익숙해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지각이나 약속 변경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몇 차례 시간 관련 트러블(?)을 겪어가면서 더욱 원활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남한에 빠른 정착을 원하는 이들은 직장 동료나 친구와의 약속에서 시간을 잘 지키면서 신뢰를 빠르게 쌓아 가는 과정을 경험한다.

시간관념 변화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변화

시간관념을 익히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몇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다. 정확한 시간 관리 습관을 들이면서 학업이나 직장에서의 신뢰도가 상승하고, 업무 효율성이 증가한다. 또한, 사회적 관계에서도 원활한 약속 이행을 통해 신뢰를 쌓으며, 점차 남한 사회의 생활 방식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더 나아가 남한에서 배운 시간 관리 습관이 자신들의 삶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시간관념의 차이는 남북한 사회가 가진 구조적 차이를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다.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점차 남한식 시간 관리 방식에 익숙해지는 모습은, 단순한 적응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도전이자 성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고 어려움도 겪겠지만, 결국에는 남한식 시간관념을 받아들이면서도 북한에서 익숙했던 유연성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것이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과정에서 북한이탈주민들만의 독특한 강점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필자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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