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1-16 09: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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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은 1984년생 김정은의 41번째 생일이다. 그는 2011년 12월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약관 27세에 권력을 승계한 후 핵 개발과 공포통치를 통해 정권 기반을 공고화하면서 1980년 이후 36년 동안이나 개최하지 못하던 당대회도 5년마다 정례적으로 소집(2016년 5월 7차, 2020년 12월 8차)하며 북한을 통치해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은 40세부터 대통령 후보가 될수 있는데, 김정은은 이미 집권 14년차 통치자 반열(대통령 3연임 格)에 들어섰다. 특히 내년 1월 제4기 체제가 출범하는 9차 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하에서 김정은의 독자 노선과 우상화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목되는 행보
김정은은 집권 이후 부족한 카리스마를 보완하고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김일성 흉내 내기(bench-marking)와 김일성·김정일 유훈 관철을 중점 강조해 왔으나 최근 들어 이 같은 행보에서 점차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대 흔적 지우기와 독자 우상화 관련 대표적인 조치는 ①민족과 통일을 부정하는 이른바 ‘적대적 2국가론’ 주창 ②김정일이 제정한 ‘주체’ 연호(1997.9부터 김정일이 김일성이 출생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표기) 사용 폐지 ③김일성 생일을 ‘태양절’에서 ‘4.15’로 격하 ④김일성에게 사용한 ‘태양’ 호칭을 김정은에게로 전용 ⑤김일성·김정일 우상화 기념행사 취소 또는 축소 ⑥김정은 초상화와 배지(초상휘장) 보급 ⑦신년 금수산태양궁전 미 참배 및 김주애-김여정 등 로열패밀리 중심의 경축 행사 진행을 들 수 있다.
따라서 그간 상당수 전문가들이 “북한이 2025년을 기점으로 김정은 생일을 국경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었다. 북한과 같은 수령제나 천황제, 국왕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최고지도자 생일 의미가 남다르며, 실제로 김일성·김정일 시대 우상화의 큰 축은 생일(‘광명성절·태양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월 8일에 즈음 그러한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은 생일 국경일 미지정 사유
가장 먼저, 김정은의 속도 조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정은 나이는 올해 만 41세이다. 아직은 젊은 지도자이다. 그래서 굳이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버지 김정일의 경우도 만 50세인 1992년 2월 7일 자신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정하였다.
따라서 당분간은 공식 기념일로 지정(대규모 우상화 행사 개최)하기보다는 비공개 충성 행사, 사상교양, 시혜 제공과 같은 조치를 통해 충성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특히 재일동포(‘째포’)-탈북민 가족(‘이모 고용숙 미국 망명’) 출신이라는 아픈 가족사도 영향을 주고 있을지 모른다.
다음으로 북한 당국의 우상화 중점 포인트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은 지금 ▲김주애를 활용한 ‘친근한 어버이’상 부각 ▲수해 복구와 지방발전 20×10정책 수행을 통한 ‘애민 지도자’상 각인 ▲핵·미사일 개발 올인과 러-우전쟁 파병 등을 통해 ‘미래세대의 안전과 강성국가 건설을 위해 부심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주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새해 자정 당·정·군 간부들(가족 포함)과 함께 성대한 신년 경축연회를 개최하고, 6일에는 김주애와 함께 미국과 일본을 타깃으로 하는 사거리 1500km 극초음속 중장거리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화상 지도한 것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맺음말
그렇지만 북한은 ‘김정은 생일을 국경절로 지정’하는 문제를 무한정 미루지는 않을 것이다. 김정은이 선대의 반열에 오르기를, 아니 넘어서고자 하는 내심(內心)을 이제 주변 인물들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시기는 김정일(50세)보다는 빠른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가장 근접한 시점은 내년 1월을 우선적으로 상정해 볼 수 있다. 올해 말 경제·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이 종료되고, 김정은 4기 체제가 출범하는 9차 당대회가 내년 1월 소집되기 때문이다. ‘2026년을 김정은의 독자 노선, 위대한 영도로 제국주의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강성국가 원년’으로 선포하는 컨셉을 구상할 경우, 생일 우상화도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을 과소평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는 비록 젊은 리더이지만 철저히 계획된 시간표(time table)를 가지고 ▲상시 비상계엄으로 철권통치를 하면서 ▲러-우전쟁 파병 같은 결단을 하고 ▲자신에 대한 우상화도 나름 속도조절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대선 이후 전 세계가 두려워하고 있는 트럼프와 2번째 기싸움을 시도하고 있다.
필자의 김정은 생일에 즈음한 이 같은 결론은 독재자를 호평하려는 게 절대 아님을 명확히 밝혀둔다. 안보와 국익은 ‘행위의 옳고 그름 여부’를 떠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한발 더 나아가 ‘12.3 비상계엄’ 이후 극도로 혼미한 작금의 우리 사회 갈등상을 보면서 ‘김정은의 의지와 능력을 자칫 간과하다가는 미구에 젊은 냉혈한에게 자유 대한민국이 당할 수도 있다’는 고언(苦言)을 전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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