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인도 범죄 관련자들의 미래는 없다 (손광주 북항인권단체협의회 상임대표)
  • 북민위
  • 2024-08-26 07: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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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뜨거웠다. 마지막 더위를 보내며 잠깐 지난날을 돌아본다. 30년 전 1994년 7월 8일 김일성이 죽었다. 한반도 땅에서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1991년 소련공산당이 붕괴했다. 마르크스-레닌의 공산주의 실험이 70여 년 만에 종치고, 그 3년 뒤 김일성이 사망했다. 김일성의 사망은 사실상 한반도 땅에서 공산주의의 조종(弔鐘)이었다.

그 당시에 북한도 동독·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처럼 공산독재정권이 망하고 개혁개방 새 정권이 들어섰어야 했다. 그렇게 됐다면 한·미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길이 열렸을 것이다. 중국·러시아도 북한의 핵개발을 확실히 반대했다. 이 역사적 대전환 시기에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정권을 바꾸려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북녘땅 300만 동포가 굶어죽었다. 이때 태어난 아이들은 18세가 되어 키 148cm만 돼도 군 징집 대상이 됐다.

20년 전인 2004년. 미국 의회는 처음으로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2년 뒤 2006년 일본 의회도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 북한인권 문제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이 제1 당사국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땅에서 북한인권법은 마치 데려온 자식처럼 정치적 천덕꾸러기가 됐다. 2005년 당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처음으로 북한인권법을 발의했다. 이로부터 무려 11년이 흐른 2016년에 이르러 비로소, 겨우, 억지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2020년 5월 북한 김여정이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라고 문재인 정권에 지시를 내리자, 문 정권과 민주당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단 6개월 만에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기막힌 ‘있는 그대로의 현실’(Reality in The Raw)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선진 G7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 조지 오웰이 1945년에 쓴 <동물농장>과 어쩌면 이렇게도 닮았을까.

2016년 어렵게 통과한 북한인권법도 제정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온전히 실행되지 못한다. 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미루면서 정부의 북한인권정책 실행을 방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0년 전인 2014년.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처음으로 북한인권조사보고서를 채택했다. COI보고서는 북한인권 관련 국제규범이 됐다. COI보고서는 북한인권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었다. 북한정권에 의한 ‘반인도 범죄’(crime against humanity). 이보다 더 적확한 표현을 찾긴 어렵다.

반인도 범죄는 국제법상 공소시효가 없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정권 관련 반인도적 범죄자들은 물론이고 이들을 정치적·법률적으로 비호한 행위자들도 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여정의 하명에 따라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거나 협조한 관련자들, 귀순 어부를 강제북송한 관련자들은 이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인권문제는 정쟁화될 수도 없고, 정쟁이 되어서도 안 되는 인류보편적 가치다. 세계인권선언과 국제인권협약(b,a) 등은 보편적 가치의 기본 체계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위헌적으로 정쟁화한 행위가, 향후 언제쯤 될지 모르지만, 북한주민(=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인권침해의 고의성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경우, 향후에도 징벌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혹여 법률적 징벌은 피해갈지 몰라도 최소한 ‘역사적 징벌’을 맞을 것은 거의 틀림없다.

지난 8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8·15 통일독트린’을 발표했다. 핵심은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분명히 제시한 것이다. 국민의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 창의와 혁신으로 도약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 국제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선도하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통일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개념을 제시한 최초의 일이자 획기적인 사건이다. 상식적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모 국회의원이 ‘8·15 통일독트린’이 "김일성의 통일관과 유사하다"며 "대통령실에 북한 간첩이 설치고 있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는 괴이한 소리를 했다. 종북세력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전문가들 눈에는 보일 것이다. 김정은의 ‘남북2국론’이 북한의 내부 변화와 한·미·일 연합에 겁먹은 데서 출발했듯이, 반(反)대한민국 종북세력도 내심 겁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김일성 사망 30년, 이제 한반도에 변화가 시작될 것 같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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