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3-25 08: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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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수중 핵드론'으로 불리는 핵무인 수중공격정 개발 사실을 24일 공개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관련 시험에서 모의 핵탄두가 탑재된 수중공격정 '해일'이 목표지점에서 정확히 터져 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의 면밀한 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북한의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비롯해 한반도 안보 환경을 뿌리째 뒤흔드는 중대 사안임이 틀림없다.
북한은 '해일'을 비밀병기라고 칭하면서 지난 2년간 50여차례 각종 최종단계 시험을 거쳤다고 소개했다. '최종단계'라는 말은 남북미 정상간 북핵 대화가 활발히 이뤄지던 시기에 바다 깊은 곳에서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는 얘기가 된다. 김정은 정권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외쳤던 것이 결과적으로 핵무기 고도화를 위한 시간벌기로 드러난 셈이다.
수중 핵드론은 활동 공간이 심해라서 공중 무인기보다 레이더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고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해일'은 최대 150m 깊이에서 59시간 넘게 잠항했다. 평택, 진해 등 남한의 해군 기지는 물론 주일 미군기지와 미군 핵 항공모함을 겨냥한 것임이 분명하다. 잠항시간으로만 따져도 '해일'은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핵 투발 잠수함의 대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체계 완성을 북한이 절대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으로 삼는 미국으로선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여기에 지난 22일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순항미사일을 600m '초저고도'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800m 상공에서 터트린 지난 19일 전술탄도미사일 시험 고도보다 200m나 낮다.
순항미사일은 비행 고도가 낮아 신속한 탐지가 어렵고, 그만큼 살상반경도 넓다. 북한은 앞서 공중과 지상의 차량, 산, 호수 등 전방위에서 핵 발사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해일'이 다수 선박에 실려 실전배치될 경우 우리 군이 발사원점 선제타격 개념으로 추진 중인 한국형 3축 체계, 이른바 '킬 체인' 구축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수중 핵드론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이날은 서해에서 북한군과 교전 중 전사한 장병 55인을 기리는 제8회 서해수호의 날이었다.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은 사과는커녕 여전히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인하고 있다. 실로 후안무치한 행태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55인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란 표현을 6차례 쓰며 결의를 다졌지만, 북한의 핵 폭주를 저지하는 것이 다짐으로만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스로 공언한 대로 '킬 체인'을 획기적으로 보완, 강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기 바란다.
한미 안보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함은 물론 각종 북한의 도발시 그에 상응한 대가가 반드시 따른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꺾이지 않는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용사들을 영원히 기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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