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SLBM 요격회피 저수지서 쐈다…열차 이은 새 발사 플랫폼
  • 북민위
  • 2022-10-11 07: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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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출동 직후부터 감행된 북한의 도발 양상 가운데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은 단연 눈에 띈다.

군사 전문가들조차도 저수지에서 SLBM을 발사한 국가가 없다면서 남측의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회피하고자 열차에 이은 새로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북한 관영매체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현장 지도했다면서 관련 사진 수십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니 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KN-23), 화성-12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초대형 방사포 발사와 이를 현장에서 참관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지난달 25일 새벽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북한은 주장했다.

저수지로 보이는 곳에서 미니 SLBM이 솟구치는 장면이 공개된 사진에 나왔다.

당시 우리 군은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이동식발사대(TEL)에서 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정부 당국은 그 전날부터 SLBM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군은 발사 후에는 SRBM 중에서도 KN-23의 '계열'이라고 설명해 SLBM 가능성은 열어둔 바 있다.

북한 미사일 권위자 장영근 항공대 교수도 이날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사진에 대해 "KN-23 계열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니 SLBM의 탄두 모양은 KN-23과 유사하게 길고 뾰족하다. KN-23을 미니 SLBM으로 개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바 있다.

북한은 이날 실제로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쐈다고 알린 것이다. 북한이 SLBM을 해상이 아닌 내륙 저수지에서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교수는 "지난번 기차에서 발사한 것은 옛날 러시아에서도 나온 것이지만, 저수지에서 수중발사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발사 징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면 킬체인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니 발사 징후를 탐지하지 못 하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내륙 저수지에 바지를 설치해 콜드 론치 방식으로 쏜 것으로 보인다"며 "신포 인근 해상이 아닌 곳에서 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콜드 론치란 수중에서 고압 장치로 SLBM을 수면 위로 밀어 올려 점화되는 발사 방식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조선소와 연구소 등이 몰려 있는 함남 신포 일대 해상·수중에서 SLBM 발사를 실험했다.

북한이 SLBM을 내륙 저수지에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군의 북한 SLBM 탐지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을 뜻한다.

실제로 북한이 도발에 나섰던 지난 25일을 전후해 우리 군은 신포 일대에서 모종의 동향을 포착하고 면밀히 감시하는 상태였는데 북한은 이처럼 신포에서 한참 떨어진 평북 태천에서 발사하면서 일종의 '양동작전'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 지도…"대화 필요성 안느껴"
김정은,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 지도…"대화 필요성 안느껴"

이와 함께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사진 속 IRBM도 새로 개발한 신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종우 국장은 이 IRBM 탄두부가 기존 화성-12형보다 짧고 뭉툭한 데다가 특히 화성-12형과 달리 보조엔진 화염이 보이지 않는 점으로 미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에 적용했던 '짐벌형 주엔진'만 탑재한 신형 미사일일 것으로 봤다.

짐벌형 주엔진을 탑재하면 주엔진만으로 자세 제어가 가능하고, 추력방향 조절을 위한 보조엔진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 무게가 줄어들고 구조가 단순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북한은 이날 화성-12형을 정상각도(32도)로 발사해 4천500여㎞를 비행한 항적을 그린 지도를 공개했는데 빨간색으로 정점, 재진입 지점, 최종 낙탄지점을 표시했다.

김정은이 모니터를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상공으로 날아간 미사일 궤적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10월 4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지속되고 있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정세에 대처하여 적들에게 보다 강력하고 명백한 경고를 보낼데 대한 결정을 채택했다"며 "신형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싸일로 일본렬도를 가로질러 4,500㎞계선 태평양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타격하도록 하였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레이건호 전개 후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보름 사이 총 7회에 걸쳐 SRBM, IRBM, SLBM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북한이 다양한 핵 투발수단 능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남한, 일본, 미국을 겨냥한 핵 공격 위협을 한층 끌어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 기간 IRBM 발사 항적을 표시한 컴퓨터 화면의 지도까지 공개해 한반도로 접근하는 미국 항모와 중원전력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보여주려고 애를 썼다.

북한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들의 발사훈련을 통하여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 소멸할수 있게 완전한 준비태세에 있는 우리 국가 핵전투 무력의 현실성과 전투적효과성, 실전능력이 남김없이 발휘되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이 미그-29와 수호이-25 등을 동원해 '대규모 항공공격종합훈련'을 이례적으로 실시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항공공격 훈련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의 국지 도발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군이 북한 정보 공개의 이면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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