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의 움직임
  • 관리자
  • 2022-06-10 0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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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2013년 2월 12일 정오가 조금 지나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연합뉴스는 인공지진 감지 사실을 긴급 기사로 전 세계에 알렸다. 북한의 핵실험 동향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곧 핵폭발을 의미한다. 당시에는 쉬쉬했지만 인공지진 사실을 처음 확인해준 곳은 기상청이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2016년 1월 6일 오전에도 연합뉴스는 전 세계 언론사 가운데 가장 빨리 북한의 지진 발생 사실을 타전했다. 곧바로 폭발로 인한 지진이며, 핵실험으로 추정된다는 속보가 이어졌다. 첫 지진 발생 사실은 유럽지진센터(EMSC)와 미국지질조사국(USGS) 관측망을 통해 알려졌고 곧이어 인공지진→핵실험으로 확인됐다.

북한에서 발생하는 인공지진, 즉 핵실험은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진파를 보면 자연지진에서는 횡파인 S파가 주로 나오지만, 인공지진에서는 종파인 P파가 관측된다. 자연지진은 보통 지표면에서 수십km 깊은 곳에서 발생하지만 인공지진은 지표면에 근접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282개 지진관측소가 산재해있다. 

핵실험을 하면 지진파 이외에 사람이 듣지 못하는 20Hz 미만의 공중음파가 퍼져나간다. 파주, 연천, 철원 등 전방 휴전선을 따라 13개 공중음파 관측망이 구축돼 있다. 지진파는 1분 이내 탐지가 가능하지만 공중음파는 탐지까지 20분 안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실험을 하면 제논, 크립톤 등 방사성 물질도 새어 나온다. 

전국 각지에는 방사능측정소와 환경방사능자동감시망이 깔려있다. 고정식·이동식 포집 장비도 있다. 미군은 핵실험을 전후해 대기 중 방사능을 탐지하는 콘스턴트피닉스(WC-135W)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한반도 상공으로 전개한다. 이 정찰기는 동체에 달린 포집 장비로 방사성 물질을 분석한다. 제논은 반감기가 짧고 바람의 방향이 중요해 조기에 포집하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는지를 놓고 분석이 갈린다. 핵실험을 하려면 갱도를 굴착한 뒤 핵무기와 방사능 계측 장비를 설치하고, 지상 통제소와 계측장비의 케이블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다음에는 토사, 콘크리트 등으로 갱도를 되메운다. 

갱도 주변에서 인력과 물자 등을 모두 소개하는 것은 핵실험이 임박한 징후로 꼽힌다. 실제 2016년 4차 핵실험 때에는 갱도 되메우기를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북한은 사람과 물자를 철수했다가 투입하거나 갱도 입구 가림막을 설치했다가 제거하기를 반복하는 기만전술을 폈다. 1, 2차 핵실험 때는 되메우기 3~4일 만에 핵실험을 했다. 

3차 핵실험 때는 아예 되메우기하지 않았다. 갱도 내 두꺼운 격벽이 여러 곳에 설치돼 있어 되메우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람과 물자 소개는 위성 사진을 분석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 정밀하고 신속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미 당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남겨둔 상태라며 최근 기폭장치 시험 사실 등을 공개했다. 습도에 민감한 계측장비의 특성상 장마철 이전에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아직 갱도 되메우기, 인력 및 물자 소개 등은 보이지 않고 갱도 주변 케이블 뭉치가 최근 위성 사진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8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하나를 다시 개방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에 대해 "북한의 기술적 준비는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고 핵실험 관련 장치와 장비들을 갱도 내부로 옮기는 작업만 남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할 때 미리 알리고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몇 개월 만에 실행하는 루틴을 보여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6차 핵실험 때에는 예고 뒤 5개월 만에 실행에 옮겼다. 7차 핵실험의 경우 북한은 일언반구 말이 없는 상태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에서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는 조각 정보와 경고만 무성하다. 

북한이 8일 소집한 노동당 5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관련 공개 메시지가 나온다면 미국의 9월 중간선거 때까지 끌고 갈 가능성도 있다. 7차 핵실험 준비는 주변국에 보내는 다분히 정치적인 메시지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긴밀한 한미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지만 왠지 북한에 '한번 핵실험을 해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윽박만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중국을 통해 북한을 회유하거나, 남북 물밑대화를 추진하거나, 대북 인도적 지원으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8발을 쐈다고 한미도 8발로 대응했다. 핵실험을 강행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북한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전개해 무력 시위만 할 것인가. 

사후약방문보다 백신 처방이 백번 낫다. 백신은 북한의 핵 폭주를 포기하도록 억제력을 다지는 동시에 윤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계획'을 구체화해 밑그림이라도 제시하는 것이다. 대북 메시지 관리도 중요하다. 한미의 압박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두손 두발을 다 들리라는 것은 착각이다. 북한은 이미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 소형화 완성 단계에 있다. '섞어 쏘기'나 '동시다발 쏘기' 등 이를 어떻게 투발할 것인지 전술을 가다듬는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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