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에게 ‘억울한 죽음’ 호소해야 하는 나라
  • 관리자
  • 2021-02-20 10: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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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살해당해 시신이 불태워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 이모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아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썼다. 이군은 “북한은 아버지를 바이러스로 취급해 사살하고 불태웠다”며 “가해자는 있는데 누구 하나 사과하는 사람이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어느 누구도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없고 오히려 조용히 덮으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군은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에 관심이 많은 분으로 믿고 있다”며 “대한민국 18세 학생의 억울한 호소, 작은 외침을 들어달라”고 했다. 이군은 “바이든 대통령께선 가족을 잃은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실것”이라며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저와 제 동생의 고통을 헤아려주십시오. 여덟 살 여동생은 아직도 아버지 죽음을 모르며 매일 밤 아버지를 찾습니다”라고 했다. 편지를 읽으면 눈물이 난다. 얼마나 억울하고 한이 맺혔으면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겠나. 백악관은 주한 미 대사관의 외교 행낭으로 간 이 편지를 받았다.

이군은 작년 10월 문 대통령에게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다. 해경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사건 당일 공무원 이씨가 북한군에게 발견된 걸 청와대가 알고도 왜 아무 조치를 안 했는지, 피격되고 불태워진 후에도 10시간 넘게 방치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피살 공무원의 월북 가능성을 발표했다. 군은 시신 소각을 부인하는 북의 말이 맞는다는 것을 입증하려 시신 수색 쇼까지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지시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여당은 “남북 관계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일부 친문은 이씨 가족을 공격했다.

이씨 가족은 청와대와 국방부에 북한군 대화 감청 내용과 정부의 보고·지시 사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그러자 유엔 북한인권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북한에 책임을 묻고 유족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했고, 정부가 유족에게 정보를 제공하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오로지 김정은에게 잘 보여 남북 쇼를 할 생각뿐이다. 자기 나라 정부에 외면당한 국민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 기댄 곳이 미국 대통령이었다. 이게 이른바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 보유국의 본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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