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도 비우고 밤새 가발 만드는 주민들 “힘든 줄 모르겠다”
  • 북민위
  • 2023-11-14 07:44:00
  • 조회수 : 202

최근 북한 국경 지역에서 가발 제작에 뛰어드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신의주시에서 주민들이 밤을 새워가면서 머리 가발을 만들고 있다”면서 “가발 하나를 완성하면 크기와 무게에 따라 개당 쌀 5kg, 8kg, 12kg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장마당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밤새 가발을 제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장마당에 온종일 앉아 버는 돈이 밤새워 가발을 만든 대가로 받는 쌀을 살 정도도 안 되니 장마당에 자리가 있는 상인들도 장마당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밤을 새워 가발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은 “장마당에 나가 종일 벌어도 많아야 3000원, 일주일이면 2만원”이라며 “2만원은 쌀 4kg을 살 수 있는 돈이지만, 보통 일주일에 가발 2개를 만들면 최소 쌀 10kg은 벌 수 있으니 사람들이 장마당에도 나가지 않고 밤을 새워 가발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은 눈을 쥐어뜯으며 고생한 대가로 쌀을 받으니 밤을 새워도 힘든 줄 모르겠다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발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약 보름간의 견습을 마친 후에 시범으로 만든 가발이 합격을 받아야만 주문을 받아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가발 견습을 주고 합격된 주민들에게 제작을 주문하는 사업은 도 무역국 소속 기술지도원들이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주민들에게서 완성된 가발을 받을 때도 직접 받으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검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신의주뿐만 아니라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서는 기업소에서 주민들에게 가발 견습을 주게 하고, 가발을 만들어 보게 한 후 검열에 통과한 주민들에게 주문을 주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견습 기간이 지루하지만 몇 년 동안 장마당 벌이가 시원치 않아 하루 두 끼 보장하기도 어려웠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면서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발이나 속눈썹, 초물(草物)모자 등을 제작 주문받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면 하루 세 끼를 먹는 세대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가발을 주문받는 선을 알지 못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전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