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9-14 1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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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북러 정상회담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렸다.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회담 후 4년 5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김 위원에게 기지 내 시설도 소개했다. 동북아 등 국제 안보 정세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중되는 가운데 열린 북러 정상회담의 구체적 결과와 파장이 주목된다.
북러 정상이 이날 내놓은 발언 내용과 동향이 심상치 않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인지 묻는 매체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군사 기술 협력 논의 여부에 대해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거래, 핵·미사일이나 위성 기술 협력 문제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는데,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가 위성 등 관련 핵심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고, 북한과의 불법 무기 거래도 불사할 수 있다는 속내를 엿보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매우 우려스럽다.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거나 군사기술을 교환하는 행위는 2006년부터 지속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자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러 간 군사 공조 관계가 가시화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도 공개됐다. 그는 회담을 시작하기 전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는 북한의 최우선 과제"라며 "북한은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모든 결정을 지지한다"며 "러시아와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와중에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거듭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러 간 밀착 조짐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동북아 정세의 급변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엄중히 관리하고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회담이 열리기 직전 북한은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기습 발사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2발은 각각 650여㎞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이 최고지도자가 국외에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처음으로 꼽힌다.
북러 회담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경고와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오히려 이에 반발하는 듯한 무력 도발로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정세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 행위를 멈출 기미는 없다. 북한의 추가 도발 양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국면이 고조하는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고 엄중한 대처와 공조가 갈수록 절실해진다. 북한의 무력 도발 징후를 주시하고 대응 능력을 배가하는 데 한 치의 빈틈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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