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07-28 14: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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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북해 북한에서 코로나19 감염 의심을 받는 탈북민이 경찰과 군의 허술한 관리와 경계를 틈타 북으로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라진 탈북민 김모(24) 씨에 대한 행적 조사 내용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8일 새벽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군 강화읍의 한 마을까지 택시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배수로 주변에서 그의 가방이 발견된 점을 근거로 군 당국은 김 씨가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뒤 헤엄쳐 북으로 넘어간 쪽에 무게를 둔다. 이게 사실이라면 전방 군 경계망이 어이없이 뚫린 것이다. 폐쇄회로(CC) TV 등 과학화 장비로 경계가 삼엄하다는 전방 철책선에 허점이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군이 경계에 실패한 또 하나의 상징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정확한 경위 조사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문제는 또 있다. 김씨가 경찰의 탈북자 관리 시스템에서 사실상 벗어난 상태에서 유유히 자취를 감춘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김씨는 사라지기 하루 전인 17일 탈북민 지인에게 빌린 차량을 운전해 강화군을 찾았다가 주거지인 김포로 돌아갔다. 사전 답사를 목적으로 탈출 장소에 미리 가봤다는 얘기다. 경찰은 신변 위협 정도를 기준으로 탈북민을 가∼다의 등급으로 나눠 관리하는데 탈북민 대부분이 위협 가능성이 낮은 다 등급에 속한다.
김 씨의 경우 다 등급이어서 경찰 신변보호담당관이 한 달에 한 번 전화 통화를 하거나 대면으로 만나야 했지만, 그가 사라지기 직전 한 달 동안 그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김 씨는 지난달 12일 주거지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아 평소보다 엄밀한 관리가 요구된 기간이었다.
지난 19일에는 김씨 지인이 경찰에 김씨의 월북 가능성을 암시하는 제보를 한 일도 있었다. 여러 행적과 정황상 김씨에 대한 집중 밀접 관리가 필요했는데도 그것에 맞게 기민한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다. 군 당국과 경찰 사이에 대응 협조도 없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허술하기 짝이 없는 관리 시스템이 드러난 모양새다. 총체적인 점검과 함께 조속히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현재 공식 탈북민은 3만3천670명가량이고 이중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사람이 900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재입북 탈북민은 29명으로 파악된다.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탈북민의 수가 급증하고 성격이 다양해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탈북자가 언제, 어디에서 민감한 문제를 유발할지 모를 일이라서 어느 때보다도 더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지난달에는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탓에 남북 간 긴장 지수가 치솟았고, 급기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더라도 접경지 주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긴장을 크게 고조시킨다면 그런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당국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북한이 탈북민 월북과 남으로부터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연결하는 듯한 이번 경우도 일부 탈북민이 물의를 일으킨 사례다. 탈북민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인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또 그들에 대한 관리와 보호에 허점이 생겨 우리 사회에 부담이 되는 일도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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