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의 몰락’과 ‘한강의 기적’
- 관리자
- 2012-01-04 09:24:54
- 조회수 : 2,762
'강성대국 건설'이란 허풍의 장본인 김정일이 사라진 가운데 2012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이 발표되었다. 강성대국 구호는 지난 2010년 공동사설에서는 16회, 2011년에는 19회까지 상승되었지만 올해 신년공동사설에는 무려 5회로 대폭 감소하였다.
왜일까. 북한은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상징적·장기적 목표로 처리하는 수세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김일성의 탄생 100돌 및 김정일 탄생 70돌,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와 관련된 의의를 축소한 가운데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조문정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김정일의 위대성과 업적 찬양, 유훈관철에 더 방점을 두었다.
추상적인 목표를 눈물의 감성에 파묻은 채 3대 세습의 갈급한 문제를 푸는데 역점을 두려는 북한 집권세력의 의지가 신년공동사설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제문제를 푸는 대안을 여러 가지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혁과 개방의 '변화'보다 당분간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수구적 노선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중앙당의 기능과 역할 확대로 군대의 힘을 빼는 과정을 가속화하겠다는 표현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순서는 군대가 먼저 들어갔지만 군대를 노동집약적인 '돌격대'로 격하시키면서 당의 영도 강조로 김정은 시대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동당지배의 제도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문제는 대남부문에서 '상종거부'등 강경한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내부결속이 이루어질 때까지 '외부의 적'이 필요하며 그것이 어느 누구도 아닌 '동족'이란 점에서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퍼줄 때는 민족끼리고 원칙을 지키면 남남이란 북한의 속셈은 너무 시꺼멓다. 한 발 더 나아가 '조문펀치'를 '선거전'으로 확대하면서 한국에서 보수정권의 출현을 막아보겠다는 북한의 속셈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선거정국을 틈타 국론분열 등 북한의 있을 수 있는 도발에 충분한 대비가 요청되고 있다. 오랜만에 들고 나온 '주한미군철수'뒤에 숨겨진 북한의 남한 배제 전략에 절대로 말려들지 않은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뭔가 김정은 시대에 새로운 메시지가 있을 것이란 일각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일관되게 '마이 웨이'를 외치며 국제사회와 한국의 유화적인 기대를 차갑게 외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종착역은 명약관화하다. 그들은 30여년 이상 걸어온 '우리식사회주의' 파멸의 길을 계속해서 가겠다는 것이다. '대동강의 몰락'으로 대변되는 북한 사회주의 파멸은 적어도 그 연출가 김정일이 사망한 현 단계에서 수정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김정은이 파멸의 바닥에서 상속받은 몰락한 북한 체제를 이끌고 대관절 어디로 가겠단 말인가. 북한 인민들은 어제의 인민이 아니다. 노동당의 지배력은 절대로 회복될 수 없다. 노동당의 리더십은 식량배급으로만 회복될 수 있는데 알다시피 북한의 식량창고는 텅텅 비어있다. 김정은은 이 시점에서 '통미봉남'의 유행가를 부를 것이 아니라 '통남친미'의 방향으로 가면 거기서 생존의 방정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서방교육을 받고 CNC(컴퓨터 수치제어)를 외치는 신세대 지도자가 세습의 봉건정치를 거세게 박차며 북한 주민들을 살리는 길을 택한다면 그는 조상의 과거를 용서받고 후세의 위인으로 얼마든지 찬양받을 수 있는데 왜 망설이고 있는가.
차세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한강의 기적'을 권하고 싶다. 북한 인민들이 한결같이 말하고 있듯이 오늘의 북한은 일제말기와 같기도 하고 해방직후의 상황과도 흡사하다. 북한 인민들의 해방직후 문맹률과 오늘 컴맹률은 신통하게도 유사하다. 95% 이상으로 말이다.
당신은 왜 김일성의 33세 모습으로 등장했는가. 외모만 따를 것이 아니라 그때의 김일성 리더십 그대로 따르면 된다. 제2의 토지개혁으로 개인 및 가족영농제를 허용하고 컴맹률 극복으로 컴퓨터혁명의 불길을 일으켜 보라. '함남의 기적'이니 뭐니 하는 선전선동 일군들의 감언리설에 넘어가지 말고 뭔가 '생산동기'와 '이익창출'에 집착하도록 인민들의 이기심을 발동시켜야 할 것이다.
모델은 대한민국이다. 다원주의 정치에 회의적이라면 경제정책은 부분적으로 도입해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식도 좋고 베트남방식도 좋지만 동족의 방식이 더 좋지 않을까. 장성택 부장이 지난 2002년 서울에 와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갔는데 더 무엇을 주저하고 있는가. 당신의 뒤에 선 장성택은 장식품이 아니지 않는가.
미사려구의 신년공동사설보다 당장 입에 풀칠하지 못해 장마당을 기웃거리는 보통 사람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라고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에게 충고하고 싶다. '한강의 기적'을 따른다면 당신들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얼마든지 창대할 수 있다.
안찬일 논설위원<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왜일까. 북한은 강성대국이란 표현을 상징적·장기적 목표로 처리하는 수세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김일성의 탄생 100돌 및 김정일 탄생 70돌,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와 관련된 의의를 축소한 가운데 아직도 온기가 남아있는 '조문정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김정일의 위대성과 업적 찬양, 유훈관철에 더 방점을 두었다.
추상적인 목표를 눈물의 감성에 파묻은 채 3대 세습의 갈급한 문제를 푸는데 역점을 두려는 북한 집권세력의 의지가 신년공동사설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제문제를 푸는 대안을 여러 가지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혁과 개방의 '변화'보다 당분간 현실에 안주하겠다는 수구적 노선고수로 평가할 수 있다.
중앙당의 기능과 역할 확대로 군대의 힘을 빼는 과정을 가속화하겠다는 표현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순서는 군대가 먼저 들어갔지만 군대를 노동집약적인 '돌격대'로 격하시키면서 당의 영도 강조로 김정은 시대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동당지배의 제도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문제는 대남부문에서 '상종거부'등 강경한 입장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내부결속이 이루어질 때까지 '외부의 적'이 필요하며 그것이 어느 누구도 아닌 '동족'이란 점에서 유감스럽지 않을 수 없다.
퍼줄 때는 민족끼리고 원칙을 지키면 남남이란 북한의 속셈은 너무 시꺼멓다. 한 발 더 나아가 '조문펀치'를 '선거전'으로 확대하면서 한국에서 보수정권의 출현을 막아보겠다는 북한의 속셈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선거정국을 틈타 국론분열 등 북한의 있을 수 있는 도발에 충분한 대비가 요청되고 있다. 오랜만에 들고 나온 '주한미군철수'뒤에 숨겨진 북한의 남한 배제 전략에 절대로 말려들지 않은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뭔가 김정은 시대에 새로운 메시지가 있을 것이란 일각의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일관되게 '마이 웨이'를 외치며 국제사회와 한국의 유화적인 기대를 차갑게 외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종착역은 명약관화하다. 그들은 30여년 이상 걸어온 '우리식사회주의' 파멸의 길을 계속해서 가겠다는 것이다. '대동강의 몰락'으로 대변되는 북한 사회주의 파멸은 적어도 그 연출가 김정일이 사망한 현 단계에서 수정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김정은이 파멸의 바닥에서 상속받은 몰락한 북한 체제를 이끌고 대관절 어디로 가겠단 말인가. 북한 인민들은 어제의 인민이 아니다. 노동당의 지배력은 절대로 회복될 수 없다. 노동당의 리더십은 식량배급으로만 회복될 수 있는데 알다시피 북한의 식량창고는 텅텅 비어있다. 김정은은 이 시점에서 '통미봉남'의 유행가를 부를 것이 아니라 '통남친미'의 방향으로 가면 거기서 생존의 방정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찍이 서방교육을 받고 CNC(컴퓨터 수치제어)를 외치는 신세대 지도자가 세습의 봉건정치를 거세게 박차며 북한 주민들을 살리는 길을 택한다면 그는 조상의 과거를 용서받고 후세의 위인으로 얼마든지 찬양받을 수 있는데 왜 망설이고 있는가.
차세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한강의 기적'을 권하고 싶다. 북한 인민들이 한결같이 말하고 있듯이 오늘의 북한은 일제말기와 같기도 하고 해방직후의 상황과도 흡사하다. 북한 인민들의 해방직후 문맹률과 오늘 컴맹률은 신통하게도 유사하다. 95% 이상으로 말이다.
당신은 왜 김일성의 33세 모습으로 등장했는가. 외모만 따를 것이 아니라 그때의 김일성 리더십 그대로 따르면 된다. 제2의 토지개혁으로 개인 및 가족영농제를 허용하고 컴맹률 극복으로 컴퓨터혁명의 불길을 일으켜 보라. '함남의 기적'이니 뭐니 하는 선전선동 일군들의 감언리설에 넘어가지 말고 뭔가 '생산동기'와 '이익창출'에 집착하도록 인민들의 이기심을 발동시켜야 할 것이다.
모델은 대한민국이다. 다원주의 정치에 회의적이라면 경제정책은 부분적으로 도입해도 무방할 것이다. 중국식도 좋고 베트남방식도 좋지만 동족의 방식이 더 좋지 않을까. 장성택 부장이 지난 2002년 서울에 와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갔는데 더 무엇을 주저하고 있는가. 당신의 뒤에 선 장성택은 장식품이 아니지 않는가.
미사려구의 신년공동사설보다 당장 입에 풀칠하지 못해 장마당을 기웃거리는 보통 사람들의 절규에 귀 기울이라고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에게 충고하고 싶다. '한강의 기적'을 따른다면 당신들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얼마든지 창대할 수 있다.
안찬일 논설위원<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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