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7-03-13 09: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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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38노스는 지난 9일과 10일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으며, 핵 폭발력 규모가 사상 최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했다. 38노스는 지난 7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입구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지난해 10월 이후 일련의 움직임과 최근에 포착된 활동을 종합할 때 "핵 장치와 관찰 장비만 설치되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며칠 내에 6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미 군 당국도 대통령 탄핵 등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의 핵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38노스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준비가 대단히 큰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입구에서 진행 중인 굴착작업 규모를 고려할 때 폭발력이 역대 최대인 28만 2천t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과거 '서쪽 갱도'로 불렸던 해당 갱도에서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중 네 차례의 핵실험이 있었는데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북한의 핵실험은 1차에서 800t의 폭발력을 기록한 데 이어, 2차 2천200∼4천t, 3차 8천∼1만t, 4차 1만t으로 강화됐고, 지난해 정권수립일을 기해 단행된 5차 핵실험은 추정치로 1만5천∼2만t(38노스 자료)의 폭발력을 보였다. 38노스의 분석대로라면 6차 핵실험의 폭발 잠재력은 5차의 최소 14배가 되는 것이다. 실험 주기도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과거 3년 안팎을 주기로 핵실험을 해왔지만 5차 핵실험은 8개월 만에 단행됐고, 이번에 6차 핵실험을 하면 불과 6개월로 주기가 짧아진다.
북한은 지난해 5차 핵실험을 하고 나서,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형화하는 실험이 완성단계라고 공언했다. 이런 주장은 그즈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 등과 맞물려 북한의 핵무기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실제로 북한은 5차 핵실험 직후 장거리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는 고출력 신형엔진의 지상분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올해 들어서는 대륙간탄도탄 미사일(ICBM) 실험을 공언하다가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도발을 감행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북한의 핵 개발이 완성단계에 도달했다고 인정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이 대통령 탄핵에 이어 대선 국면에 돌입한 한국 사회에 혼돈을 주기 위한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본다. 여기에다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고 대내적으로 체제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책략도 작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무모한 추가 핵 도발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 수위만 높이고, 한미 양국의 군사적 대응 옵션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일 외에 별다른 결과를 낳을 수 없다. 북한이 대선 국면을 노리고 이런 도발을 한다면 남한 내 여론을 악화시켜, 그나마 일각에 살아 있는 대화론의 불씨조차 꺼뜨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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