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12-20 16: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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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하면서 민간 및 종교단체의 대북 인도지원 및 이와 관련된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에 대한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대북 실무협상을 이끄는 비건의 발언은 미리 준비한 종이를 꺼내 읽은 의도된 메시지 발신이다. 대북 인도지원 문제를 고리로,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견인해 현재의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의 돌파구를 마련해 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건의 언급이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완화는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분명한 신호도 아니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지만, 북한을 향한 유화 메시지를 미국이 보낸 것은 분명하다.
싱가포르에서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 이후 6개월이 지나도록 미국과 북한 간에는 본격적인 비핵화 실무협상조차 열리지 못할 정도로 협상 국면은 지지부진하다. 속히 안개가 걷히고 협상 국면이 동력을 받을 수 있도록 양측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손짓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북한은 며칠 전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개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북제재·압박과 인권비판 강도를 전례 없이 높여 핵을 포기시키려 한다면 비핵화를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비건 대표의 지난 8월 취임 이후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한 번도 만나주거나 협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미국의 상응조치를 압박하며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미국이 내년 초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교착국면이 길어지는 것은 북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북한의 반응에 시선이 모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내년 2∼3월까지 비핵화가 본격 궤도에 오르느냐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방향을 좌우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조 장관의 전망대로 앞으로 한 두 달이 매우 중요한 만큼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길 기대한다. 북미 양측 간에 물밑 조율이 조속히 활발히 벌어지고,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논의할 실무협상이 더 미뤄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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