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8-04-25 10: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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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하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20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에서 노동당은 정책 지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기관이며,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당 전원회의는 핵심 정책 노선을 포함해 당 안팎의 중요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정책 방향 전환 등 중요한 결정이 이번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당 전원회의가 소집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북한이 회의 소집 목적으로 제시한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 결정에 조심스럽지만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이 분명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문제에 대한 내부입장 정리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1주일 뒤에 열릴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합의문을 통해 공개되면 주민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의 수정'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부터 우회적인 언사로 비핵화 의사를 표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달라지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던져야 할 때가 됐다는 점이다. 이번 회의는 북핵 문제 전개 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도 이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초 방북한 우리 대북특사단에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점을 전했고, 지난달 말 방중 시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19일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런 변화가 이번 노동당 회의를 통해 공식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애매모호한 언사로 논란만 부추겨서는 안 될 일이다. 최근 북한이 핵 억제력이나 병진 노선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일련의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태도가 읽히는 대목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다행스럽게 미국발 메시지도 연일 긍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비핵화 호응만 있다면 분단 70년이 지난 한반도는 대결과 반목을 뒤로하고 새로운 미답의 길을 걸어갈 공산이 크다.
반대로 최근 움직임이 북한의 시간벌기식 차원으로 결론 난다면 후폭풍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의 잇따른 파격 행보가 전략적 결단인지, 시간벌기용 전술적 변신에 불과한지를 판가름할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북한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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