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분주소장들까지 집합시킨 이유
  • 북민위
  • 2024-05-17 08: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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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 북한에서는 주목할 만한 행사가 하나 열렸다. 바로 제5차 전국 분주소장 회의다. 2012년 제4차 대회 이후 12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왜 김정은은 전국의 분주소장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였을까?

북한의 분주소는 우리의 파출소에 해당하는 곳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곳이다. 직장에 소속된 사람들은 기업소에서 여행허가증을 발급받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분주소에서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태어나서 탁아소와 소년단부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조직에 가입해야 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분주소는 그야말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감시, 통제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관이라 할 수 있다.

 행정구역상 동마다 반드시 한 개 이상은 설치되어 있다. 비사회주의라 불리는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데 주력한다. 우리에게는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민중의 지팡이라 불리는 경찰이 북한에서는 최일선에서 주민의 삶을 옥죄는 단속과 통제 기구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한 분주소를 맡고 있는 분주소장들을 평양에 불러들여 김정은과 1호 사진까지 찍으며 성대한 행사를 개최한 건 분명 분주소에 요구하는 과업 때문일 것이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전국 분주소장 회의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분주소장들을 향해 ‘조국을 침해하는 모든 요소들과 투쟁하는 예리한 칼날’이 되라고 지시했다. 한마디로 북한 주민들의 불법적이고 비사회주의적인 행동을 철저히 감시, 단속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게 된다. 특히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까지 만들어 가며 외부 정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북한 당국의 위기감을 주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NK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국가보위성 해외반탐국은 중국, 러시아 등 해외 현지에 파견된 보위원들에 ‘근로자(노동자)는 물론 관리 간부들까지도 모든 활동을 감시하라’, ‘연락 수단을 통제해 정보 유출을 방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5월 8일자 기사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북한 내부에 확산하는 외부 정보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워 김정은 정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한국으로의 탈북 등이 잦아지는 건 정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해외 파견 노동자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 내에 있는 주민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주입한 사상교육만을 받으며 외부 세계를 전혀 경험하지 못하다가 장마당을 통해 확산하는 한국산 물건과 영상 등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북한 내 한류 현상을 마약으로까지 비유할까. 그만큼 한 번 호기심에 빠져들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말이다.

김정은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명백히 밝혀졌다면 우리의 할 일은 더욱 분명해진다.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제고하기 위해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김정은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곧 우리의 가장 큰 무기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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