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67주년, 한미혈맹 상기하는 계기 삼자
  • 관리자
  • 2017-06-29 10:29:53
  • 조회수 : 2,238

6·25 전쟁 67주년을 맞아 지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군·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은 감동적인 자리였다고 한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문재인 대통령은 흥남철수 때 피란 내려온 실향민의 아들이다. 그런 문 대통령이 백발이 성성한 국내외 참전유공자들을 감사의 뜻으로 초청한 행사였으니 눈물샘을 자극했을 만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피란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서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다"면서 "늘 건강하게 대한민국의 발전을 두루두루 봐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설 때 고령의 참전유공자들은 "충성"이라는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감사 공연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참전 성악가 등과 함께 군가 '전우여 잘 자라'를 제창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 페이스북 글에서 6·25 참전 국군 및 유엔군의 희생과 노고를 언급하며 "특별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노병들께 바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두 참전용사를 특별히 소개했는데,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대한해협 해전에 참전한 최영섭 씨와 흥남철수 현장에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여한 제임스 길리스 씨였다. 문 대통령은 "두 분이 늙고 불편한 몸을 일으켜 포옹하던 순간 많은 참석자가 눈물을 훔쳤다"면서 "나라를 지키는 데 앞장선 젊은 국군용사들,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지도 못한 사람들을 위해 먼 곳에서 날아와 희생하신 유엔군들이 있기에 오늘 우리가 우리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6·25전쟁 기념식'에서 "1953년 7월 27일 포성이 멈췄지만 6·25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의 길로 나오고 인권을 존중해야 하며, 억류 중인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관례대로'(국무총리실 설명) 이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페이스북 글에서 "6·25전쟁은 아픈 역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은 이날도 얼마나 우리와 생각이 다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웠다. 북한 노동신문은 1면 사설에서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은 결코 협상물이 아니다"라면서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어리석은 북핵 포기 야망을 버려야 한다"고 단언했다. 사설은 이어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를 바란다면 미국의 북침 핵 선제공격 음모에 반기를 들고, 첨예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흔히 6·25 전쟁을 '동족상잔의 비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6·25를 직접 경험하고, 흐릿하게나마 기억을 가진 국민은 많지 않다. 6·25전쟁 '67주년'이란 숫자가 그런 현실을 한마디로 웅변하다. 전쟁이 터진 해에 태어난 국민이 현재 만 67세라는 뜻이다. 반세기 하고도 열일곱 해가 흐르면서 많은 국민한테 6·25는 '잊힌 전쟁'이 됐다. 그런데 국민이 6·25를 망각했다고 해서 그것이 상징하는 분단 현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전날 '참전 미국군 전사·실종 장병 추모식'에서 "(67년 전) 위기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었던 것은 유엔의 즉각적인 참전 결정과 미국 등 유엔 참전용사들 덕분이었다"면서 "현재까지 한반도 평화·안정과 번영의 토대를 마련해준 미국과 혈맹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은 유엔군의 90%가 넘는 179만여 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이 가운데 3만3천686명이 전사하고 3천737명이 실종했으며, 4천439명이 북한의 포로가 됐다. 6·25 67주년을 맞아 이런 한미혈맹의 역사를 되새기 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