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9-08-27 01: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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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4일 또 동해상으로 발사체 2발을 쐈다. 단거리 탄도 미사일 등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 이후 9번째이고 이달 들어서만 5번째이다. 북한은 이날 발사체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라고 규정하며 다양한 발사 각도가 담긴 또렷한 사진을 여러 장 공개해 신무기의 위력을 과시했다.
한미 연합군사 연습이 지난 20일 종료됐는데도 북한이 발사를 이어간 것은 미국의 고강도 대북 제재 유지 기조에 대한 불만 표출과 함께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기동성 높은 새로운 무기 체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대미 억제력 확보를 선전하면서 내부 상황을 단속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북한 측 의도의 무게 중심이 어디에 있든 공격적인 무기를 동원한 무력시위와 군사적 긴장 고조 유발은 평화체제를 목표로 한 협상 재개가 예고된 상황에서 할 일은 아니다.
북한이 약속과 달리 한미 훈련이 끝난 뒤에도 발사를 이어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 기조를 확인하면서도 다소 다른 뉘앙스가 있는 언급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북한이 약속을 깼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좋은 관계는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협상 성과가 부진하다는 내부 비판을 의식한 면도 있겠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내용대로 실무협상에 조속히 응하라는 촉구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속해서 압박해 협상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져 협상을 이어갈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은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공들여온 비핵화 협상 체제가 일거에 무너져 모든 게 원점 회귀하는 국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북한은 경제 제재 강화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이행할 것으로 희망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하자 리용호 외무상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로 맞선다면 오산이라고 반발했다.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꼬인다며 '폼페이오는 미국 외교의 독초'라는 비난도 했다. 이런 반응은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가 체제 안전보장에 있다는 점과 연결된다. 제재 해제를 대가로 국가의 전략적 안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에서도 의중은 드러난다. 비핵화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만으론 안 되고 안전보장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는 협상의 핵심 의제인데 상응 조치의 순서와 범위에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렇기 때문에 북미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의 공방 대신 협상 테이블 앞에 조속히 앉아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북한이 응답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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