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칼럼] 김정은, 비핵화 진정성 보여야 경제적 위기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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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26 14: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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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정은이 함경도 일대 발전소와 공장 등을 시찰하면서 ‘뻔뻔하다’, ‘틀려먹었다’고 경제 일군(꾼)들에게 호통쳤습니다. 북한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는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까지 질책했다고 합니다.

김정은 본인은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려고 쉼 없이 현지 지도를 다니고 있지만, 당중앙위원회, 내각 등 북한의 당과 행정기구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식입니다. 날로 악화되고 있는 북한경제에 대한 책임을 떠넘길 ‘희생양 찾기’입니다.

정작 질책을 받아야 할 대상은 무분별한 핵 개발로 대북제재를 불러온 김정은 본인과 현실에 맞지 않는 북한식 사회주의 경제운영방식입니다.

폐쇄적인 사회, 일군들의 창조성을 무참히 내리누르는 독재통치, 당과 내각, 군대와 군수 등으로 사분오열되어 제각기 움직이는 경제지도 방식이 북한을 지금과 같은 후진국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북 제재로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5%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 20여 년 만에 최악의 시기가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이 현 경제 난국에서 벗어나자면 지도자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전체주의식 경제운영방식을 포기하고 시장원리를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중국과 베트남도 지난 40년 동안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특히,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여 대북제재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시그널은 비핵화 과정에서 점차 탈피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평양을 방문해 비핵화의 구체적인 문제를 토의하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강도’라고 하더니, 2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감히 재판관이나 된 듯이 입을 놀려댔다”, “쓸데없는 훈시질”을 한다는 등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했습니다.

대화 상대방을 향해 ‘강도’다, ‘운전사는커녕 조수 자격도 없다’는 식으로 인신공격을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닙니다만,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느슨해진 대북제재의 끈을 다시 조일 것이며, 북한의 경제 사정은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핵무기는 개발하는 데에도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지만, 그것을 유지하고 보관하는 데에는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김정은은 북한경제가 핵무기 개발과 보유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핵무기는 김정은에게 절대로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김정은의 연이은 파격 행보로 김정은에 대한 기대와 평가가 높아졌습니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김정은이 핵무기만 내려놓는다면 아낌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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