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7-08-21 10: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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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북미 갈등의 중대 고비로 지목됐던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계획대로 21일 시작된다. 원래 UFG 연습은 유사시 한반도 방위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매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는 31일까지 진행될 이번 연습은 특히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됐다는 전제 아래, 전쟁 징후가 나타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제하고 실패할 경우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라고 한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15'와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을 바탕으로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 듯하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 사용 위협-핵 사용 임박-핵 사용'의 세 단계별로 실제 작전에 쓸 맞춤형 억제전략을 세워 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 우주발전처와 미국 전략사령부 합동우주작전본부의 전문가 60여 명이 우주통합팀을 구성해, 북한의 GPS(인공위성위치정보) 교란전파 타격훈련을 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올해 미군 참가 인원이 7천500명가량 줄었다고 하지만 별다른 의미를 둘 것은 없다. UFG 연습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하는 방어적 개념의 지휘소 훈련(워게임)이다. 따라서 군병력이나 무기체계가 투입되는 대규모 기동훈련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올해 UFG 연습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북 간의 '말 폭탄' 대치가 한풀 꺾인 직후에 실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 UFG 연습을 앞두고 미국령 괌에 미사일 '포위사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미국과의 '대치 지수'를 한껏 끌어올렸다. 한미 양국이 이번 연습을 당초 일정에 맞춰 실시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당연하면서도 잘한 일이다. 나아가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진다고 했다. 이번 연습을 통해 한미동맹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실제 상황에서도 동맹관계가 원활히 작동할 것이라는 믿음을 상대방에 심어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최근 미북 간 '말 폭탄'이 오가는 와중에 다시 불거졌던 '코리아 패싱' 우려도 일거에 불식하기를 바란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MDA) 청장 등 최고위급 미군 지휘관들이 이번 연습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것은 그래서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해리스 사령관은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될 미군 부대를 예하에 둔 미국의 핵심 지휘관이다. 그런 인물이 이번 연습을 직접 참관하고 양국 장병을 격려한다고 하니 더 이상의 대북 경고 효과를 바라기도 힘들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조용히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최근 수 년간 북한은 UFG 연습을 거의 그냥 넘기지 않았다. 작년 8월에는 연습 개시 이틀 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한 발 시험 발사했고, 다음 달 정권수립 기념일(9월 9일)에 5차 핵실험까지 했다. 재작년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는 연천 지역에 로켓포 1발을 쏴 우리 군의 대응사격으로 위기 상황이 벌어지게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라며 이번 연습을 맹비난했다. 위협의 고삐를 조금 늦춘 북한이 이번 연습을 빌미로 다시 도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긴장의 끈을 죄었다 늦췄다 하면서 상대방을 지치게 하고, 대치나 협상 국면의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북한이 자주 쓰는 수법이다.
결국 북한에 상황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으려면 한미동맹을 빈틈없이 관리해 더 단단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이번 UFG 연습은 과거 어느 때보다 그런 노력을 집중해 한미동맹의 강건함으로 북한의 도발과 도전을 미연에 봉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누구도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속'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줄 만하다. 그 모든 가정과 확신의 토대가 한미동맹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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