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16-04-20 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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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북한이 15일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2007년 실전 배치한 사거리 3천~4천㎞의 무수단 미사일로 파악됐다. 유사시 한반도로 출동하는 미군 증원전력을 저지하는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전략무기로 발사 시도는 처음이라고 한다. 북한이 그동안 한 번도 시험하지 않은 무수단 미사일의 능력을 이 시점에서 과시하려는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으로선 당장 내달 7일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대회를 위해 체제 내부 결속이 시급하다. 최근 해외식당 종업원을 비롯한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 소식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동요가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키워보겠다는 계산도 했음 직하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이달 22일(현지시간) 파리 기후변화 협약 서명식에 참석차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하는 만큼 태평양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국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속셈이 엿보인다.
하지만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생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잇단 핵과 미사일 도발은 국제사회의 더 강한 제재를 불러오고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궁핍해질 것이다. 이달 초 국내에 입국한 중국의 북한식당 종업원 13명 중 한 명은 "최근 대북제재가 심해지면서 북한 체제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도발로는 체제를 더는 유지할 수 없고 국제사회와 공존할 수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핵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만이 체제 생존의 길이다.
비록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다고는 하나 우리로선 날로 커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한미 정보 당국은 무수단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수초 만에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동식 발사대는 고정식과 달리 미사일을 불특정 장소에서 기습적으로 쏠 수 있어 조기에 탐지·식별하고 대응하기가 어렵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무수단 미사일 50여 기를 실전 배치했고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발사 차량이 30여 대에 이른다. 북한은 지금의 제재 국면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때까지는 각종 도발로 최대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함은 물론이고 당 대회를 앞두고 5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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