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무력시위 할 땐가…북한은 보건 협력의 장으로 나와야
  • 관리자
  • 2020-03-03 08: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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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쏴 그 의도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2일 낮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발사체 2발을 쐈고 비행거리는 240㎞, 고도는 35㎞ 정도다. 군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신형 전술 지대지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실시한 합동 타격 훈련의 연장선에 있는 발사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이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고, 작년 11월 28일 이후 95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식 축사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남북 보건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2018년 9·19 군사합의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행동이라서 주목된다. 더욱이 남한이 심각히 확산하는 신종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와중이어서 그 배경과 의도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고도로 계획됐든, 훈련의 일환으로 이뤄졌든 간에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불거진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청와대는 긴급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중단을 촉구했다. 동해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 보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도 즉각 우려를 나타내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새해 들어 북한의 발사가 재개되긴 했지만, 각종 발사체를 대거 동원한 근년의 타격 훈련 때보다는 규모가 축소된 모양새라고 한다. 이로 인해 한미가 이달 9일 예정했던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사실상 취소하는 분위기에 따라 북한도 정세를 고려해 수위를 전체적으로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이 지속하는 가운데 북한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면 돌파' 기조를 천명하고 '충격적 실제 행동'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인사들을 줄줄이 전보시키며 대북 협상을 정책 우선순위에서 빼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북한은 코로나19 심각 상황을 고려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전략 무기 대신 수위를 낮추며 발사 행위 그 자체로 미국을 향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내부 결속도 도모한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1주년(2·28) 직후이자 애초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을 코앞에 둔 시기에 이뤄진 발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의도가 무엇이든 한국 등 국제사회가 코로나19에 맞서 총력전을 펼치는 와중에 벌어진 무력시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럴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엔 국경이 없다. 초기에 국경을 전면 봉쇄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북한 내부에 전파됐거나 아니면 앞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게 현실이다. 북한이 이미 방역 물자 수급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은 적어도 문 대통령이 거론한 남북 보건 협력에는 전향적으로 호응해야 할 때다. 이는 2년 전 남북 정상 합의 사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협력의 장으로 나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은 물론 남한이 축적하고 있는 방역과 치료 경험도 유사시 북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대응 협력이 성사돼 궁극적으론 경색된 남북 교류·협력을 재개할 물꼬가 트인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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