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의 막말 비난, 文 정부의 저자세도 문제다
  • 관리자
  • 2021-03-24 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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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2021년도 정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대화·교류 업무를 하는 대남기구 정리 등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김여정은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한국)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남북관계를 막장으로 가자는 식의 비난 성명이다.

한미 연합훈련은 오랫동안 연례적으로 해온 훈련이고 금년은 더구나 야외훈련이 제외된 컴퓨터로 훈련으로 대체했다. 오히려 주한 미군 에이브람즈 사령관도 그 실효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바 있을 정도로 축소했음에도, 이런 성명을 내놓은 것이다.

김여정은 또 문 정부를 향해서는 “태생적 바보” “판별 능력마저 상실한 떼떼(말더듬이)”라고 입에 담지 못할 조롱까지 했다. “남조선 당국은 스스로 자신들도 바라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며 “병적으로 체질화된 남조선 당국의 동족대결의식과 적대행위가 이제는 치료불능 상태에 도달했으며 이런 상대와 마주 앉아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라고 했다.

이처럼 김정은 정권은 최근 들어 김여정을 전면에 내세워 극단적인 용어를 쓰고 입에 담지 못할 비속어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는 한미 연합훈련의 근간을 완전히 뿌리째 뽑아 그들이 늘 주장해온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그런데도 김여정의 극언 발언에 대해 통일부는 “그간 낸 담화를 보면 김여정이 이번에도 훨씬 강경한 표현을 동원했을 수도 있는데 이 정도면 표현 수위를 꽤 조절한 편”이라고 김여정을 감싸는 평가를 했다. 어느 정도로 모욕을 더 당해야 꿈틀하는 성명이라도 낼지 딱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문 정부의 대북 저자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북한이라면 간도 쓸개도 다 내주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각에서는 ‘대체 무슨 약점이 잡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인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 여당의 태도도 문제다. 김여정의 대북 전단 살포의 막말 비난에 오히려 민주당은 접경지역 국민을 보호하고 긴장을 완화한다는 구실 하에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을 발의하였다. 이름하여 국민들에게는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조롱을,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주민의 알권리를 차단한 폭거로 비난을 받고 있다.

김여정은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전환한다며 남북 연락채널마저 차단하고 급기야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180억 원이나 되는 비용을 들여 건립한 건물이 폭파되었지만 문 정부는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하였다. 남쪽 국민의 세금이 속절없이 날라 간 것이다. 이는 북한 스스로가 문 정부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태도인데도 불구, 행여 대화의 선물이 있을까 목을 길게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이 김여정의 이름으로 이 같은 비난과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김정은이 긴 여정으로 하노이까지 가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기대했던 각종 경제적 원조와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자 회담을 중재한 문재인 정부에 불평·불만·불신을 지금까지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 국무장관과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자 이에 대한 보여주기식 비난으로 보여진다.

김여정이 이러한 극악한 대남성명을 내는 것을 보면 비록 노동당 제1부부장의 신분이지만 통일전선부와 외무성, 선전선동부, 조직지도부 등 핵심 4-5개 부서를 마음대로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지난 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물러났지만 이들에게 직책은 관계가 없는 것이다. 결국 북한은 그들이 신성시하는 김 씨 백두혈통이 북한의 절대 지배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문 정부는 대북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저자세 읍소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북한은 김여정과 최선희 등을 동원한 극악한 대남 비난도 중지하고, 올바른 태도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송봉선 한반도미래연구소 이사장

                                               출처 : 데일리 엔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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