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0-11 0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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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우리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유엔사령부-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이런 내용이 담긴 전화통지문을 이날 오전 유엔사에 통보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이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그 의도와 움직임을 세밀히 분석하며 치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은 이날 총참모부 보도문을 통해 이번 조치가 남측 지역에서 실시되는 군사훈련과 미국 핵전략자산 전개, 한미의 '정권 종말' 경고 때문이라는 식으로 강변했다. 하지만 이는 그야말로 억지 주장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촉구를 무시하고 핵 개발을 이어가고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골적으로 우리를 향해 핵 위협까지 가하는 것은 누구인가. 김정은이 직접 나서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우라늄(HEU) 시설을 공개하며 핵물질 생산을 독려하고, 자신들을 '핵보유국', '핵 강국'이라 칭하면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 동원"을 협박하는 것은 다름 아닌 북한이다.
북한의 이번 선언 이후 비무장지대(DMZ) 안팎에서 군사적 긴장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북한은 '전쟁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남북 관계를 언급한 뒤 그동안 경의선·동해선 도로 지뢰 매설, 철로 철거, DMZ 북측 지역 여러 곳의 대전차 장애물 추정 방벽 설치와 불모지 작업 등을 벌여왔다.
이번 발표에 따르는 북한의 추가 조치를 단정할 수 없지만, 경의선·동해선의 완전한 단절과 남북의 분리를 물리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군부대 주둔을 위한 공사 등의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우리를 향한 도발 강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특히 한 달도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판을 흔들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이미 7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공위성 발사 등 여러 시나리오가 오래전부터 거론되어 왔다.
정부는 우선 예측 못 할 북한의 도발이나 DMZ 주변 우발 충돌 가능성에 군사적으로 완벽히 대비해야 한다. 동시에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미국 일부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될 정도로 요즘 남북 관계는 긴장 상태다.
북한이 DMZ 안팎에서 이른바 '요새화 공사'를 벌이는 도중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며 안보태세에 한 치의 빈틈도 엿보여선 안 된다. 그 바탕 위에 국면을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을 다시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만들 우리 정부의 전략적 고민은 더 깊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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