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0-11 07: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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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보름간의 도발을 정리해 종합적으로 발표하면서 '전술핵운용부대의 훈련'이었다고 밝힌 것은 전방에서 소형 핵무기를 운용할 부대가 이미 실전에 배치됐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최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를 핑계로 억제력을 키우면서 조만간 7차 핵실험을 결행할 명분을 축적하고자 도발을 벌이고 이를 공개한 것으로도 분석했다.
북한은 10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보름간 벌인 7차례 탄도미사일 발사가 "전술핵운용부대의 실전 훈련"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최용환 책임연구위원은 시험발사가 아닌 '훈련'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폭발력 수십 kt(킬로톤·1kt는 TNT 1천t 폭발력) 수준의 핵무기를 뜻하는 전술핵을 운용할 부대가 이미 전선에 배치됐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최용환 위원은 "핵 독트린(핵 무력 정책)을 발표했고, 언제든지 임의의 시간·장소·목표에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달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한 핵무력 정책 법령에서 핵의 선제 사용 가능성을 천명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부대들이 이미 구성됐고 최근 일련의 미사일 발사로 훈련을 강화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최근 도발이 10월 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제외하면 모두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런 전술핵운용부대는 짧은 사거리 특성상 주로 전방에 배치돼 남측 전역과 일본을 사정권에 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중국이 대만을 목전에 둔 광둥성 일대에 미사일을 집중 배치해 유사시 대만을 공격하기 위한 용도로 운용 중인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전술핵운용부대는 전방에 많이 배치될 것"이라며 "9개 있던 북한 미사일 여단이 최근 4∼5개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1∼2개 정도가 전술핵부대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전술핵운용부대 공개가 한국·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최근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던 북한이 여러 종류 미사일을 다양한 시간·장소에서 발사한 보름치 도발을 일괄 공개한 것 자체가 '언제 어디서든' 타격할 수 있으니 공격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최용환 위원은 "핵 무력 정책 발표와 최근 훈련 등의 전반적 분위기는 억제를 위한 용도로 보인다"며 "상대방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 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그동안 전술핵무기의 전방 실전배치 계획 등을 밝힌 적은 있지만, '전술핵무기 운용부대들'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술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북한의 군사훈련은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미의 압박에 대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뿐 아니라 북한의 '전쟁 억제력의 신뢰성과 전투력'을 검증 및 향상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관측했다.
최 위원은 "폭탄을 싣는 플랫폼은 계속 실험하는데 탄두 실험은 아직 하지 않았으므로 남은 것은 전술핵 실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술핵운용부대 타격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한 정찰위성 발사 등 후속 작업도 예상했다.
이 위원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정찰위성을 발사해 관측 능력을 올리려고 할 것"이라며 "전술핵으로 정밀하게 타격하려면 타격 목표 선정과 이동 표적의 관측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최근 도발에 쓰인 미사일 등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는 행사를 열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간 발사한 무기들의 개발 성과를 보여주고 주민 결속을 다지는 한편 노동당 창건 77주년을 기념하는 목적으로 무기 박람회를 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상 북한은 열병식 형태로 새 무기를 과시하곤 했는데 지난해 10월 11일에는 3대혁명전시관에서 '국방발전전람회'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무기들을 자랑했다.
이번에도 북한은 가을 추수철을 맞아 농촌 일손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평양 김일성광장에 대규모 군중을 세워둬야 하는 열병식보다는 실내 장소에서 진행하는 전람회 형식을 취해 무기를 보여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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