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2-01-12 09: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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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1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또 발사했다. 지난 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주장)을 쏜 지 엿새 만이자, 새해 들어 두 번째 무력 시위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27분께 북한이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으며,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통상 동계훈련 막바지인 2~3월께 합동타격훈련의 일환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초부터 잇따라 무력 시위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라고 한다. 더욱이 미국,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지난 5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당일 발사했다.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연초부터 이례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는 행위가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일 터이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자강도 일대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의 성능 시험을 위해 추가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강도는 작년 9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을 첫 시험 발사한 곳이기도 하다.
북한이 5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튿날인 6일 북한 매체를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이라고 한 데 대해, 국내 전문가는 성능 테스트 등을 위한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을 예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방부가 7일 "성능이 과장됐다"며 문제의 미사일이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고 설명한 데 대한 반박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사거리는 북한이 주장(700㎞)한 거리와 비슷하지만, 속도는 우리 군이 7일 밝힌 마하 6보다 훨씬 빠른 마하 10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이 "통상 탄도 미사일보다 낮은 최고 고도 약 50㎞ 정도로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보통 탄도미사일보다 낮은 고도를 유지한 채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무기체계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면밀히 탐지하는 한편 장차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이날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 때를 맞춰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는 이를 금지한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북한 자주권을 무시한 '이중잣대'라고 반발해왔는데, 이날 미사일 발사는 그런 맥락에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안보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 때문에 지난해 '화성-8형'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언론 성명 등 전체 이사국 차원의 공동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이처럼 안보리 논의가 교착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응을 시험대에 올리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는 오히려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앞서 프랑스, 영국 등 5개국과 함께 별개의 성명을 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기도 했다. 특히 성명은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고 한 뒤 "안보리가 단합해서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행위에 반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했다.
북한은 연초부터 자꾸 무력 시위를 벌일 게 아니라 종전선언 제안 등 우리 정부의 대화 요구에 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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