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2-12-21 07: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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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0일 또 막말 담화를 내놨다. 북한이 18일 발사한 발사체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이라고 한 데 대해 우리 군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이라는 초기 판단을 유지한다'고 하고 한국 전문가들도 혹평한데 대해 '개 짖는 소리', '개나발'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비난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5천자에 달하는 장문의 담화에서 그는 "남을 걸그락질(흠을 들추는)하는 그 몹쓸 버릇 남조선 괴뢰들이 지껄이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지루하고 진저리가 나서 몸이 다 지긋지긋해진다"며 "재잘거리는 놈들 한대 줴박아 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개나발들을 작작하고 자중숙고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진짜 말 같지도 않은 개 짖는 소리를 한 것도 있더라", "그 악청을 타고 오는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부터 맡게 된다" 등 차마 말로 옮기기 힘든 표현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북한 정찰위성 개발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렇게까지 화를 낼 일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허를 찔렸기 때문에 나오는 반사적 대응은 아닌지 모르겠다. 담화는 "고각 발사만으로는 립증할수 없고 실제 각도로 쏴보아야 알 수 있을 것 뭐 또 이따위 론거로 우리 전략무기 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 같아 보인다"며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향후 ICBM을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 각도(30∼45도)로 쏘겠다는 위협에 다름 아니다. 추가 도발의 명분을 만들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 막말 담화의 진짜 목적인 셈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대남·대미 등 외교 업무 전반을 관장하면서 기회 있을 때마다 대외 메시지를 발표하는 김 부부장의 막말 담화는 이번뿐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6번째다. 지난달 24일에는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며 "(남한)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도 했다. 지난 8월에도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비난하며 윤 대통령의 직함도 뺀 채 "인간 자체가 싫다"고 비난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의 막말 담화는 남·남 갈등을 부추기고, 자신들의 도발 명분을 축적하려는 노림수일 것이다. 그러나 내용과 의도는 차치하더라도 품격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저속한 단어들로 가득한 담화를 보면서 2천600만 인구를 대표한다는 북한 당국의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담화는 우리에게만 공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들여다볼 것이고, 상당수 북한 주민들도 접할 것이다. 그들이 이 담화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지 김 부부장과 북한 당국은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핵무기로 협박하고, 입으로 욕지거리를 하는 무도한 정권을 우리는 머리맡에 두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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