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ICBM 발사한 북한…무력 도발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 북민위
  • 2023-02-21 07: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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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북한이 다시 무력 도발에 나섰다. 북한은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한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미사일은 한 시간가량 비행한 뒤 일본 홋카이도 서쪽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미사일을 고각 발사했으며 최고 고도는 5천768.5㎞, 비행 거리는 989㎞라고 공개했다. 

최대 사거리 1만3천km인 화성-15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수도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발사 한 시간 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한미일 외교수장도 긴급 회동을 하고 공동 대응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다짐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미국 본토와 동맹국인 한국, 일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고강도 무력 도발을 재개한 것은 한미 군사 훈련, 유엔 안보리 움직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등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재확인 및 검증하고 핵 무력의 전투준비태세를 각인"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 기술 점검을 위한 자체 훈련이라는 것이다. 

북한 전략 무기의 완성도에 의문이 있는 만큼 실제로 이런 필요성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초점은 외부에 맞춰졌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북한 외무성은 미사일 발사 하루 전 안보리에 대해 "앞으로도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정상적인 군사 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 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안보리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16일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 관련 비공개회의를 잇달아 개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은 최근 전략자산 전개 확대에 합의하는 한편 대규모 연합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2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다음 달 중순에는 야외 기동과 상륙 훈련이 포함된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이 예정돼 있다. 사흘 전에는 6년 만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우리 정부의 '2022 국방백서'가 발간되기도 됐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지난해 ICBM 8회를 비롯해 탄도미사일 38차례,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하는 등 안보리 결의와 '9·19 군사합의'를 수시로 위반한 북한이 자초한 일인데 이를 핑계로 다시 도발에 나섰다니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끝이 아닐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은 당분간 한반도 상황을 더욱 격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는 담화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정상 각도 발사를 시도하거나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 기념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고체 추진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하루가 멀다고 미사일을 쏘아댄 지난해와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등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에 진입할 게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상황은 북한 지도부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과거처럼 생떼와 협박으로 무언가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제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되찾길 촉구한다. 정부도 미국과 튼튼한 공조를 토대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근본 대책도 더욱 깊이 고민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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