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7-01 06: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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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억제력을 확보했다며 목청을 높이는 북한이 방공망 구축에 목을 매는 모양새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장사정포 등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는 방공 미사일, 전파 교란 장비 등 기술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고했다.
앞서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도 지난 4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기와 포탄 수십만발을 제공했으며, 그 대가로 지대공미사일(SAM) 등 첨단 방공장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등 서방 11개국이 구성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러시아가 자국의 대표적인 방공무기체계 '판치르'를 북한에 넘긴 것으로 보고했다.
판치르는 러시아어로 '갑옷'이란 뜻으로, 레이더 체계와 지대공 유도미사일, 대공포 등 무장을 갖췄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약 40㎞ 떨어진 항공기나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탐지해 사거리 20㎞ 밖에서 요격할 수 있다.이미지 확대
북한이 이처럼 방공망 구축에 열을 올리는 것은 결국 핵무기를 보유했더라도 현대전에서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는 현실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핵무기를 다량 보유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철저히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고 오히려 우크라이나의 드론이나 미사일 등이 러시아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
지난 1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 4곳을 드론으로 기습 공격해 러시아 전략폭격기 40여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경미한 피해를 주장했지만, 위성사진에서는 러시아 전략폭격기 여러 대가 산산조각이 난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현대전 양상은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도 동일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미사일과 드론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고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과 탄도미사일 방어용 중거리 패트리엇 방공포대, 성층권 탄도미사일 요격용 '애로'(Arrow) 미사일 등으로 구성된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핵사용은 배제하고 이란을 공격한 셈이다.
결국 현대전에서 핵억제력을 가진 국가라도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니라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고, 미사일이나 드론 등 현대화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억제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후에도 재래식 군비경쟁을 벌인 것도 핵무기는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지어 인도는 파키스탄 핵 위협을 사실상 무시하면서 재래식 전력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공세적 전략을 취하고 있다.이미지 확대
이런 현대 전장의 특징을 고려하면 상대방의 선제적 공습을 막아내기 위해선 방공망의 구축이 필수적인데, 북한의 방공망은 낙후해 수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남쪽에서 날려 보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가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 전단을 살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비교적 먼 거리를 날아가는 무인기여서 작지도 않았는데 북한은 탐지에 실패하고 전단이 떨어진 후에나 무인기 침투를 인지한 것 같다"며 "낙후한 방공망 때문에 사실상 북한군은 경계에 실패한 셈"이라고 말했다.
만약 무인기가 떨어뜨린 것이 전단이 아니라 폭탄이었다면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고 북한 고위인사들이 근무하는 노동당 본부청사에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김정은은 공군의 반항공 전투 및 공습 훈련을 현지지도했다. 당시 미그-29 전투기에서 신형 공대공 미사일과 활공유도폭탄을 발사해 순항미사일과 무인기 표적을 격추했고 러시아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국가반항공방어체계의 전투적 효과성 제고를 위한 입장을 피력하고 "항공무장체계들과 반항공방어수단들, 탐지전자전 통합체계와 반무인기 통합체계 개발방향에 대하여 과업을 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수공업기업소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최신형 반항공(지대공)미사일 무기체계의 종합적 전투성능검열을 위한 시험발사를 했다.
장용석 인제대 초빙교수는 "인도는 파키스탄의 핵위협을 억제도구로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타격 등 군사행동이 가능토록 한 군사교리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며 "이런 현대전 양상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핵보유국이라지만 방공망을 포함해 재래식 전력에 더 많은 지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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