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6-23 07: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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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미국이 공격한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핵시설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파괴됐다면 이란의 핵능력은 대폭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제 분쟁에 '불개입 기조'를 지속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확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넘어 직접 공격에 나선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향후 북한의 영변과 강선 등 핵시설도 트럼프 대통령이 타격을 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영변은 북한 핵능력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5MWe급 원자로를 비롯한 다양한 핵원료 제조 시설이 집중돼 있다. 비교적 근래 드러난 평양 인근의 강선 단지에는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최근 영변에 강선 핵시설과 유사한 새로운 시설이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지 확대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처럼 북한 핵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것은 현 단계에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한다.
과거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해 '외과수술식 정밀타격'을 실제 검토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이란은 서방의 평가에 근거해도 핵무기를 아직 '마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단계'지만, 북한은 이미 수십 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발간한 연감에서 북한이 50개 핵탄두를 지닌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결국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경우 한반도는 물론 일본, 괌 등에 있는 주한미군 기지가 북한의 즉각적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아직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기는 하나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현재 10기 이내로, 2035년까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ICBM 50기를 보유하게 되리라는 미국 군사정보기관 관측도 있다.
설령 핵무기 발사 시설을 선제적으로 제거한다 해도 북한의 재래식 무기도 여전히 위협적이다.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수도 서울까지 거리는 40km에 불과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요인도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강대국들이 쉽사리 이란의 우군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과는 달리,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에 민감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 긴밀한 협력 의지를 드러내며 지역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근거로 북한으로부터 세 차례 병력 지원까지 받았다. 북한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의 개입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브로맨스'를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 데다 한국 정부가 남한에 대한 보복을 무릅쓰고 미국의 선제 타격에 동의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했거나,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급박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을 고려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는 미국이 방아쇠를 당겨 한반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우리의 우려를 덜게 하지만, 협상을 통한 비핵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뼈아픈 부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미국의 이란 공격을 보며 북한 정권이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핵무기 개발 정책에 더욱 확신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보다는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더욱 매진하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미국이 과거에도 인명 손실, 중·러의 개입 가능성, 비용 등 문제로 선제적 정밀타격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더욱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 됐다"고 봤다.
양 총장은 이어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핵개발 정당성, 명분을 선전하면서 질량적 강화를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정찰위성, 재진입 기술 등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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