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이 제일” 외치며 외국산 제품 판매 통제하지만…
  • 북민위
  • 2025-05-02 06: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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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시장 내 외국산 제품 유통을 억제하고,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판매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국내산 제품에 냉랭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평성시 인민위원회 상업부가 매월 당적 과업으로 우리(국내산) 제품을 우선 판매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며 “이달 초에도 시장관리소에 외국산 제품을 소개하고 대량으로 유통하는 것을 통제하고, 내부 생산품을 우선 진열해 판매하도록 관리하라는 포치가 내려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만연한 외국산 제품 선호 현상을 문제시하면서 ‘우리 것이 제일’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평성시는 전국의 유통업자들이 모여드는 대형 도매시장이 위치한 곳이라 평성시의 시장관리소들은 다른 지역보다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관리소 관리원들도 간부 가족이거나 당원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시 상업부는 이 같은 배경을 십분 활용해 시장관리소 관리원들에게 당적 과업 수행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시장관리소 관리원들은 시장 상인들에게 국산 제품 판매를 우선할 것을 요구하면서 외국산 제품이 과다하게 진열돼 있거나 이를 홍보하며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물건을 사려는 주민들은 이런 분위기에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주민들은 “우리 제품이라고 해봐야 수입 자재를 조합한 수준이고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든 제품은 거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우리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는 것도 결국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민들은 “좀 쓸만하게 생산했다는 제품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수량도 적다”, “우리 제품은 값이 너무 비싸 살 수가 없는데 어떻게 사라는 거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북한 주민들이 ‘즉석국수’라고 부르는 라면 제품은 가격이 중국산과 비슷하지만 맛이나 식감이 떨어져 수요가 많지 않고, 최근 지방 공장들이 생산해 내놓은 비누, 치약, 칫솔, 샴푸, 린스 등 생활필수품도 질이 떨어져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빨랫비누는 때가 잘 안 빠지고, 치약은 향이 없으며, 칫솔은 부드럽지가 않다”는 악평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더욱이 주민들은 국내산 제품을 판매하라는 지시가 내려올 때마다 시장 상인들이 관리원들에게 뇌물을 먹이고 있는 실정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소식통은 “시장관리소를 통해 통제, 단속 지시가 내려오면 관리원들 주머니만 불어난다”며 “장사하는 사람들은 관리원들 눈치를 보며 뒷돈 쥐여주기에 바쁘니 효과도 없이 관리원들만 돈을 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시장 상인들도 통제나 단속이 이뤄질 때면 매대에 국내산 제품을 진열해 놓고서는 뒤에서는 외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등 눈가림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상인들은 포치가 내려왔다고 하면 따르는 척하며 우리 제품을 진열해 놓지만 팔리지 않으니 포장지가 바래고 뿌옇게 먼지가 쌓일 뿐”며 “국가에서는 우리 것이 제일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질 낮은 국산 제품의 판매를 강요할수록 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과 반감만 커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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