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했다 북송된 女 앞세워 체제 선전…탈북 원천 차단
  • 북민위
  • 2024-07-26 06: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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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북송된 탈북민 여성을 앞세워 체제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중순 300여 명의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온성군 문화회관에서 열린 경험발표회에 40대 초반의 여성이 무대에 올랐다.

이 여성은 지난 4월 북송된 김모 씨(가명)로, 그는 이날 발표회에서 탈북, 북송을 겪은 자신의 경험과 심경을 밝히며 북한 체제 우월성 선전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 결의에 앞장섰다.

이날 발표회의 진행을 맡은 온성군 여맹위원장은 ‘자본주의 환상에 빠져 일시적으로 잘못된 길을 걸었던 김 씨의 이야기를 듣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씨는 온성군 풍서리 출신으로 10년 전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으며 중국에서 숨어 지내다 공안에 체포돼 올해 북한에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김 씨는 “불빛이 번쩍번쩍한 중국을 건너다보면서 환상을 가졌다. 그런데 중국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짐승만도 못한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결국 성노예로 여기저기 팔려 다니면서 정말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절망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는 “비법 월경자로 잡혔을 때 중국 공안들은 구둣발로 마구 차고 때리면서 인간성이라곤 쥐뿔도 없이 학대했다. 횡포는 지옥 그 자체였다”며 “아늑하고 평안했던 조국에서의 행복했던 기억들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가 실제 중국에서 이런 일을 겪었는지 아니면 없었던 일을 거짓으로 꾸며낸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발언의 의도가 주민들의 탈북 의지 차단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김 씨는 “어머니 당(黨)에서는 죽어서도 씻지 못할 죄를 저지른 범죄자인 나를 따뜻이 품어 용서해 주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크나큰 사랑을 안겨줬다”며 “나의 남은 인생을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 경애하는 원수님을 위한 길에 기꺼이 바치겠다”고 충성을 다짐했다.

북한은 그동안 월북자나 표류 중 남쪽으로 넘어왔다가 돌아간 어부, 병사 등을 체제 선전에 적극 이용해 왔다. 또 중국에서 북송된 탈북민들을 내세워 탈북 이후의 삶이 고통스럽고 힘겨웠다는 점을 부각하도록 해 주민들의 탈북을 원천 차단하는 정책을 적극 펼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발표회에 등장한 김 씨에 대한 여맹원들의 반응은 크게 ‘동정’과 ‘비난’으로 갈렸다고 한다.

그는 “발표회가 끝나고 회관을 벗어난 여맹원들은 끼리끼리 모여 ‘말도 모르는 나라에서 얼마나 고생했을까’라고 연민의 감정을 표하기도 하고 ‘한 번 배신은 영원한 배신’이라는 말들을 주고 받으며 비난하기도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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