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자유' 없는 北, 크리스마스 대신 '백두혈통' 기념
  • 북민위
  • 2022-12-26 07: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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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축제 분위기인 크리스마스(25일)를 어떻게 보낼까.

북한에서는 개인의 종교적 자유가 제한돼 주민들이 성탄절을 기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헌법을 통해 명목상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반 주민의 종교 활동은 사실상 처벌 대상이기 때문이다.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해 종교를 일종의 미신으로 취급하고 관련 행사도 최소한으로만 허용하면서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해방 전 북한 지역에서 먼저 전파됐지만, 해방 이후 김일성 정권이 기독교를 탄압하면서 공식적인 교인의 수도 급감했다.

특히 2020년 채택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기독교 문화를 따라 하거나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받아들이는 것도 반동사상문화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USA'는 올해 1월 발표한 '2022 세계 기독교 감시 목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20년 연속 대표적인 기독교 박해 국가로 지목하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시행된 후 당국의 기독교인 체포나 가정교회 폐쇄 사례가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달 초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21년째 지정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 극히 일부 교회나 성당에서 성탄 예배나 미사를 열었던 적도 있지만 대체로 체제 선전성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운영하는 사이트 '려명'은 크리스마스 당일 봉수교회와 칠골교회에서 성탄절 기념 예배가 진행됐다며 예배에서 "성탄의 기쁨과 함께 사탄의 무리들의 끈질긴 제재 책동 속에서도 자력자강의 기치 밑에 자랑찬 번영과 창조를 이룩해온 한 해에 대해 감회 깊이 되새겨 보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고 북한 주민들이 크리스마스 존재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외국 영화나 소설 등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문화가 소개되기도 했고,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 직원들이 성탄절 미사와 예배를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평양 도심의 일부 서방 대사관에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여러 색깔의 전구를 매달기도 했다.

대신 북한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된 날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이어서 다른 의미로 기념하는 분위기다.

김정일은 1991년 12월 24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됐고, 그의 생모 김정숙은 1917년 12월 24일 출생했다. 북한에서 김정숙은 김일성의 부인이자 항일 빨치산 투쟁 전우로, '백두산 여장군'으로 신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30년'이라고 쓰인 배너와 함께 김정숙 생애를 조망하는 기사를 홈페이지에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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