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이 폐기한 '공산주의' 용어 다시 사용
  • 관리자
  • 2016-04-08 10: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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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려명거리건설 착공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동신문, 36년만의 당 대회 앞두고 자주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폐기된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일자 1면 사설을 통해 평양 '려명거리'의 연내 완공을 독려하면서 "군인건설자들과 인민들은 려명거리를 사회주의 문명국의 체모에 맞는 공산주의 리상(이상)거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에도 '공산주의 사상을 생명처럼 간직하리' 등 몇몇 기사에서 공산주의 사상의 실천을 다짐하는 각 분야 주민들의 각오를 전했다.

북한에서 그동안 거의 쓰이지 않았던 공산주의라는 용어는 다음 달 초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등장이 잦아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사흘 뒤인 지난달 6일 정론에서 "공산주의자로서의 노동당원"이라고 적은 이후 지난달 19일과 21일, 이달 3,5,7일자에 잇달아 '공산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다시 '공산주의' 용어를 꺼내 든 것은 7차 당 대회를 약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문가들은 8일 분석했다.

특히 다음 달 당대회에서 공산주의를 당 차원 슬로건으로 정식화하거나 헌법에 다시 넣기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의 역할을 내세워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대북 제재로 흐트러진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956년 노동당 제3차 대회에서 '공산주의 사회건설'을 최종 목적으로 내세웠으며, 김일성 시기 마지막 당대회였던 1980년 6차 대회에서 당의 최종 목적이 '공산주의 사회건설'에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김정일 집권기인 2009년 4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에서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삭제했고 이듬해에는 당대표자회를 거쳐 당 규약상의 최종 목적에서 '공산주의사회 건설'을 삭제했다.

이는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배급제가 붕괴하면서 공산주의를 허황한 목표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자들은 사회구조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거쳐 이상향인 공산주의로 이행된다고 보고 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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