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8-22 0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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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침수 피해 지역을 찾은 자리에서 김덕훈 내각총리를 거친 언어로 비판해 권력 개편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곳은 간석지 제방 배수 구조물 설치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바닷물에 제방이 파괴되면서 간석지 구역이 침수됐다고 한다.
김정은은 업무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간부들을 비판하면서 책임을 김덕훈 총리에게 따졌다.
그는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의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전 국가적으로 농작물 피해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해 특별히 강조하는 시점에조차 일군(간부)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성이 난무하게 된 데는 내각총리의 무맥한 사업 태도와 비뚤어진 관점에도 단단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김 총리가 '안석 간석지의 논 면적이 올해 국가 알곡 생산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해당 지역 군부대의 토지'라고 보고하며 복구사업을 군부대에 맡기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총리가) 대책답지 못한 대책을 보고해놓고는 그나마 너절하게 조직한 사업마저도 료해(파악)해보면 피해 상황을 대하는 그의 해이성과 비적극성을 잘 알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경제사령부를 이끄는 총리답지 않고 인민 생활을 책임진 안주인답지 못한 사고와 행동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 태도와 사상 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인사 조처를 예고했다.
김덕훈은 2020년 북한 간부 진영에서 젊은 축인 59세 나이로 총리에 올랐다.
권력의 정점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으로 '김정은 최측근'을 상징하는 가죽 롱코트를 걸치고 경제 현장 시찰에 나서는가 하면 주요 행사 호명 순서에서 김정은 다음으로 이름이 불리는 경우도 잦아 실세로 평가됐다.
김정은은 "당 중앙의 호소에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지적 저능아들, 책무에 불성실한 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책임 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간부의 비리 정황도 일부 포착됐다. 그는 "간석지 건설국장은 공급받은 연유를 떼 몰래 은닉해놓는 행위까지 했다는데 정말 틀려먹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행정 간부들이 맡은 일을 못 해 군대가 투입되는 점에 대해서도 "정부 지도간부들과 지방 행정경제일군들은 여전히 둔감해 있다. 이번에도 군대가 전적으로 달라붙어 해달라는 자세"라며 "뻔뻔스럽고 불손하기 그지없는 태도"라고 퍼부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노골적인 언어로 김덕훈 총리를 비롯한 간부들을 맹공격한 것은 식량난 등 열악한 경제상황의 화살을 이들에게 돌리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조용원·김재룡 당 비서,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북한군 총정치국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최근 복귀한 박정천 전 비서 등과 동행했다고 전했다. 김덕훈은 수행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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