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9-25 06: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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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농업법을 개정하면서 분조관리제 관련 조항을 수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제도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조 안에 속한 개인의 역할을 강화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았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여기서 분조관리제는 대규모 작업반 인원으로 생산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규모를 10~25명의 분조 단위로 축소해 생산 활동을 하도록 한 북한 사회주의 협동농장의 운영 형태로, 북한 농업개혁의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월 3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상무회의에서 농업법을 개정하고 분조관리제를 수정했다고 밝혀 이를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부 소식통은 21일 “분조관리제 안에서 개인 도급제를 허용했다”면서 “이는 농촌 기본 생산 단위의 생산력 증대와 체계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농장원 개인의 영역과 역할, 책임을 명확히 해 성취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식량 생산 증대를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북한에서는 2019년부터 양강도 혜산시 등의 일부 농장을 시범 구역으로 지정해 개인이 자율적으로 땅을 경작하게 하는 개인 포전담당제를 도입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생산량 증대 효과가 일부 나타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올해도 ‘개인포전제’ 성과 나타나… “감자알 커지고 땅도 걸어져”
당시 농장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시범 사업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전국 단위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개인영농제 이행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를 통해 농장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재배 과정에서 개인이 들인 노력만큼 정확한 분배가 이뤄져야 하는데, 여전히 이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농사를 지은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고 그것을 수매나 판매할 수 있도록 개척해 줘야 한다”며 “농사를 지은 사람이 제일 조금 가져가고 분배 결산 때 권한도 없어 의욕이 생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개인 포전담당제가 도입됐을 당시 농장원들의 근로 의욕이 높아지는 양상이 나타났으나 약속됐던 분배 비율이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고 분배 과정에서 부정부패도 발생해 식량 증대 효과가 미미했다.
한편, 북한은 주민들을 농촌으로 유입시키기 위해 생활 및 인식 개선에도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농촌문화주택을 지어 농장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농촌에 더 많은 청년이 탄원하도록 국가가 도우려 하고 있다”면서 “도시와 온 나라가 농촌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농업) 현장의 공업화를 실현해 숙원인 먹고 사는 문제를 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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