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9월 상순 소집
  • 관리자
  • 2010-06-28 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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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발표하고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당 대표자회를 9월 상순 소집키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밝혔다.

중앙통신은 23일 자로 발표된 결정서를 인용,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주체혁명위업,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위업 수행에서 결정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우리 당과 혁명발전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하여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대표자회를 2010년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1966년 10월 이후 44년 만에 노동당 대표자회를 오는 9월 상순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해 주목된다.

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당 대표자회는 5년마다 열도록 규정돼 있는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열려 당의 노선과 정책 등 긴급한 문제를 토의,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일단 노동당 정치국은 이번 당 대표자회를 공고하는 결정문에서 회의 개최 이유를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로 명시했다.

북한의 노동당 조직은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검사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있고 당 중앙위원회에 정치국, 비서국, 검열위원회가 소속돼 있으며 비서국 아래로 전문부서가 있는 만큼 이들 조직의 인선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998년 김정일 체제의 출범 이후 국방위원회가 사실상 최고결정기관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노동당의 역할은 매우 미미해진 만큼 조직개편을 통해 기능의 부활을 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노동당 6차 대회가 1980년 10월 열린 이후 7차 대회가 30년 가까이 소집되지 않고 있고 당 전원회의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기 전인 1993년 말 6기21차 회의가 열린 이후 아직 한 번도 열렸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 정치국이나 비서국의 인물이 사망 등으로 그동안 많이 줄어든 데다 중앙위원회 위원은 물론 전문부서 등의 책임자도 공석인 경우가 많아 당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선을 통해 조직을 정비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이다.

노동당 창건 65주년인 올해 열리는 당 대표자회에서 노동당의 조직을 개편하면서 후계 내정자 신분인 김정은에게 공식직책을 부여함으로써 대내외에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식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6차 당대회에서 후계자인 김정일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비서로 선임해 후계체제를 내외에 공식화했었던 만큼 당 대표자회를 이와 유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처럼 김정은에게 노동당의 공식직책을 부여해 후계자로서의 위치를 분명히 한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은 북한으로 하여금 후계체제 구축을 서두르도록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24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 때문에 후계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현장방문 시 수시로 동행하며 정책 관여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 청년 대장동지' 등 찬양 시.노래를 보급하고 암송 경연대회까지 하는 등 전 주민을 대상으로 김정은 우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따라서 9월 당 대표자회에서 노동당을 정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김정은에게 공식직책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후계체제를 공식화함으로써 포스트 김정일 체제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용석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이번에 열리는 당 대표자회는 1980년 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정치행사라는 점에서 김정은 후계문제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 더불어 당내 인사를 통해 후계체제의 기반을 구축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헌법이 `노동당의 영도'를 명문화하고 있는 만큼 대표자회라는 정치행사를 통해 후계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후계 공식화와 더불어 노동당의 인선을 통해 후계체제를 후원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북한의 사회시스템에서 노동당은 대중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만큼 후계구축 과정에서 노동당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당 조직 개편을 통해 후계체제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 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김정은의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그동안 선군정치하면서 군사부문이 비대화해서 당 국가 체제를 정비해 후계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주로 엘리트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대표자회에서 경제발전노선에 대한 논의 등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내놓고 있지만 정치국 결정문이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로 국한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NKcho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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