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2-14 10: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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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육 당국이 실제로 대학에 다니지 않으면서 인맥과 재력을 이용해 학교 측에 뇌물을 주고 졸업장만 받아 가는 이른바 ‘8·3대학생’의 존재를 인지하고 철저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대상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수년간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도 대학에 뇌물을 고인(바친) 뒤 대학 졸업장을 받아 가는 8·3대학생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성은 이를 철저히 조사하고 퇴학 및 졸업증 박탈 등의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대학들에 내렸다”고 전했다.
특히 교육성은 이번 지시문을 통해 뇌물을 받고 이러한 행위를 용인한 대학 교수나 연관된 대학 간부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고 문제시하라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북한에서 ‘8·3노동자’는 공장이나 기업소에 적(籍)만 걸어놓고 매달 정해진 금액을 기업에 납부하는 대신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인 돈벌이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와 비슷하게 ‘8·3대학생’은 대학에 등록돼 있지만 실제 수업은 받지 않고 돈을 내고 졸업장을 사는 사람으로, 교육성이 이들에 대해 칼을 빼 들고 나섰다는 것은 현재 북한 내에 이러한 인원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교육성은 지시문에서 ‘선진과학과 기술로 나라의 장래를 떠안고 나아갈 인재 육성 기관인 대학들에 8·3대학생이 존재한다는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라면서 ‘중앙대학은 물론 지방대학들도 8·3대학생을 두고 있지 않은지 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일부 대학생들이 수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으면서 학교에 시멘트, 연유(燃油), 교직원 식량, 남새(채소) 등을 대량으로 바치고 졸업장을 받아 간 사례를 밝히면서 ‘과거 지방대학에서나 나타났던 비리들이 중앙대학에까지 파고 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례로 평안북도 정주시에 거주하면서 평양에 있는 장철구상업대학에 다녔던 한 학생이 기숙사 생활도 하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수업을 듣고 졸업증 타간 사례가 언급됐다. 이 학생은 중국에서 물품을 밀수해 큰돈을 버는 아버지와 함께 사업하면서 대학에 뇌물을 바치고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다 졸업장을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평성수의축산대학의 8·3대학생 사례도 언급됐는데, 이 학생은 수업은 받지 않으면서 유선전화나 휴대전화 장사로 돈벌이하고 졸업 시기에 논문까지 돈을 주고 사서 발표하고 졸업장을 타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성이 이처럼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시해가며 대학들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평안남도 인민위원회 교육부는 이달 중순까지 각 대학의 출석부를 검토하고 학생 개별담화를 실시해 대학의 비리 및 운영의 투명도 파악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도 교육부는 이후 종합된 자료를 교육성에 제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퇴학이나 졸업 무효 처리되며 이에 연루된 교수나 대학 간부 등도 최소 직위 해제 및 해임 등의 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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