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앞두고 진행된 위생검열 사업, ‘뇌물판’ 돼 버려
  • 북민위
  • 2024-04-16 05: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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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양강도에서 위생검열 사업이 진행된 가운데, 검열에 통과하기 위해 뇌물을 쓰는 사례가 여기저기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태양절을 앞두고 이달 초 3, 4월 봄철 위생월간에 따른 위생검열 사업이 두 번째로 진행됐는데, 여러 시·군들에서 뇌물로 위생검열을 통과하는 모습들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에서는 3월 초순부터 겨울을 나며 지저분해진 거리와 마을을 청소하고 직장 및 학교 건물이나 공용 시설물을 개보수하는 위생사업을 적극적으로 다그쳤으며, 3월 중순에 1차 위생검열을 진행한 데 이어 태양절을 앞두고 이달 초 2차 위생검열을 진행했다.

지난달 있었던 1차 검열에서는 봄철 위생월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데 따라 중점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지적됐고, 4월에 있을 2차 검열 전까지 위생사업에서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양강도에서는 해마다 도가 나서서 건물 도색 재료들을 준비해 시·군들에 보장해줬으나 올해는 경제적인 사정으로 건물 도색 재료 보장·공급이 선행되지 못해 기본적인 도색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검열에서 예외를 두는 것은 아니며, 각 시·군에서 자체로 재료 문제를 해결하든지 아니면 작업을 하는 주민들이 스스로 준비하든지 해서 위생사업을 끝마쳐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위생검열에서 불합격을 받으면 해당 단위 일꾼들은 올해 내내 비판감이 되기 때문에 일꾼들은 무조건 검열에서 통과되기 위해 검열 성원들에게 뇌물을 바치면서까지 합격도장을 받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형직군의 초·고급중학교(우리의 중·고등학교)들은 학교 건물에 횟가루칠을 균형이 있게 하지 못하고 겨울을 나며 무너진 울타리나 어지러워진 화단들을 제대로 보수,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지난달 중순 1차 위생검열에 이어 이달 초에 있었던 2차 검열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에 학교장들은 고심 끝에 교직원들을 전부 모아놓고 토의에 들어갔다. 학교장들은 이 자리에서 “2차에서도 불합격을 받았는데 변변치 못한 상태에서 10차까지 검열받는다 한들 합격이 되겠냐”며 “학부형들과 상의해 돈을 모으자”고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형직군 학교들에서는 그렇게 모은 돈으로 검열 성원들에게 돈, 담배 등 뇌물을 바치고서야 합격도장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보천군, 김정숙군의 일부 인민반들도 재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충 건물 도색을 했지만 계속 불합격이 되자 군 일꾼들과 주민 세대들이 나서서 뇌물을 마련해 끝내 합격을 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렇게 되자 주민들 속에서는 국가적 지시에 따른 위생사업이 검열 성원들의 돈벌이 기회가 되고 있다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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