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1-08-06 08: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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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만의 일 아냐" 경계…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평론가 명의 글로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이 중남미 사회주의국가 쿠바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시위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바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김윤미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사회주의 쿠바에 대한 횡포 무도한 내정간섭 책동' 글을 통해 "이번 (쿠바 시위) 사태는 미국의 배후 조종과 끈질긴 반(反)쿠바 봉쇄정책의 직접적 산물"이라며 "정권교체를 노린 모략 책동, 사회주의 말살 책동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국무부가 쿠바 시위자 지지 발언을 한 것을 일일이 언급하며 "이번 반정부시위의 막후에 다름 아닌 미국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도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쿠바에서 반정부시위를 계기로 사회주의 정권이 무너지고, 이 같은 흐름이 북한에까지 밀려올 것을 경계했다.
그는 "미국이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나라들에 공격의 예봉을 집중하고 사회주의 위업을 말살하려고 발악하고 있는 조건에서 이는 결코 쿠바만의 일로 될 수 없다"며 "쿠바를 전복하고 나아가 세계 사회주의 위업을 압살하려는 바로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미국의 반쿠바책동의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쿠바 반정부 시위 지지 집회에 참석한 한 여성이 'SOS 쿠바'라는 구난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SOS 쿠바'는 11일 발생한 쿠바 반정부 시위를 전후해 쿠바 국민이 처한 처참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확산 중인 해시태그 운동이다. sungok@yna.co.kr
북한은 지난달 22일과 이달 2일에도 외무성 홈페이지에 글을 싣고 쿠바 반정부시위와 관련한 미국의 행보를 비난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박명국 부상 담화를 통해 미국을 '배후 조종자'라고 명시했다.
이번 글은 평론가 개인명의로 실렸지만, 전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게재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북한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미국의 배후조종으로 쿠바 시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방인 쿠바 사회주의 정권을 지지하는 동시에 북한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상 단속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과 쿠바는 대표적인 사회주의 우방이다. 김일성 주석과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집권 시절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2018년에는 당시 평의회 의장이던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하기도 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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