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 전문부서장에 이례적 여성 기용…'여성시대' 열리나
  • 북민위
  • 2024-07-04 05:46:22
  • 조회수 : 117

북한이 노동당 전문부서장에 이례적으로 여성을 기용하면서 앞으로 여성의 역할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지난 1일 나흘 일정으로 막을 내린 노동당 제8기 10차 전원회의에서는 당 근로단체부장으로 김정순 전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위원장이 임명됐다.

노동당 부장급인 당 역사연구소장을 여성인 김정임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지내기는 했다. 그러나 역사연구소는 노동당의 정책을 시행하는 전문부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김정순의 근로단체부장 기용과는 차이가 있다.

근로단체부는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직업총동맹(직총), 농업근로자동맹, 여맹 등 북한의 거의 모든 주민이 소속된 세대·직능별 단체를 총괄하는 부서로, 주민을 동원하고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역대 당 근로단체부장은 소속 단체 중 최대 조직인 청년동맹이나 직총 출신이 도맡았다. 여맹 출신이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여맹의 위상과 역학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순은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직후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여맹 위원장을 지냈고 2021년부터 현재까지 두번째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김정순의 근로단체부장 임명은 김정은 시대 들어 여성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장마당을 중심으로 사적 상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북한 경제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났다.

저출산 고령화 속에서 여성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유엔이 추정한 2020년 북한의 출산율이 1.79명으로, 인구 유지를 위한 출산율(2.1명)에 크게 못 미친다.

김정은은 작년 12월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폐막식 연설에서 "우리 사회의 주력으로 되고 강대한 우리 국가를 떠받들어야 할 새세대들을 잘 준비시키는 것은 제1차적인 혁명 과업"이라며 "가정 교양과 학교 교양, 사회 교양 중에서도 가정 교양이 첫 자리를 차지하며 여기서도 어머니의 영향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김정순의 당 부장 기용은 김정은 체제 들어 남성 중심의 고위직 문화에서 탈피해 능력이 있으면 성별과 무관하게 기용하는 분위기와도 관련돼 보인다.

대외정책을 총괄 조정·집행하는 외무상에 최선희가 등용됐고, 오춘복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보건상으로 발탁돼 코로나19 상황을 넘겼다.

김일성·김정일 재직 시절, 김창선 서기실장을 비롯해 남성이 도맡았던 의전 총괄업무도 현송월 당 부부장이 맡고 있다.

김정은은 선대와는 달리 부인 리설주 여사를 대내외 공식활동에 동반하며 내조에 국한됐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딸 주애를 다양한 활동에 데리고 다니며 청년층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당 부부장으로 김정은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공식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특히 대외현안엔 김 위원장을 대리해 북한 입장을 발표하는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김일성 주석 때는 허정숙이 '공화국의 첫 여성상'으로 추앙받으며 문화선전상과 사법상을 지내고 당 대남담당 비서를 1년간 맡기도 했지만, 일제강점기 3·1 만세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무죄 석방을 끌어낸 아버지 허헌 변호사의 후광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