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中 국가박물관, 논란된 한국사 연표 철거키로…"향후 소통 촉진"
  • 북민위
  • 2022-09-16 07: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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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 고대 역사 연표. 발해와 고구려 부분이 빠져있다. [웨이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 고대 역사 연표. 발해와 고구려 부분이 빠져있다. [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 내용을 빼 논란이 된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5일 "중국 국가박물관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 게시된 한국사 연표를 철거한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중국 측은 그간 가장 문제가 되었던 특별전의 한국사 연표를 우선 철거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외교경로를 통해 오늘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연표 문제가 알려진 지 이틀 만이다.

박물관은 이날 오전 중국 측이 한국사 연표 부분을 즉각 시정하지 않을 경우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전시품을 조기에 철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물관은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항의 서한을 중국 측에 보냈다"며 "오늘 오후 중국 측으로부터 한국사 연표 전체를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이날 중으로 해당 연표를 철거하겠다는 메일도 담당자 명의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물관은 "중국 측은 향후 (한국과 중국의) 양 박물관이 계속해서 우호적으로 협력하고 소통을 강화해 한중 양국의 우익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논란과 관련,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외교당국 역시 앞으로 유사 사례 재발 방지와 이번 사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양국 국립박물관의 관련 소통을 촉진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중일 공동 특별전을 했으나,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 부분을 빼 논란이 일었다.

역사와 관련한 사안은 학술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 한중관계와 한국 국민의 대중국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교당국도 이 사건의 파장을 주시해 왔다.

각급 외교채널로 중국 측에 유감을 표하고 즉각 시정조치를 취할 것,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중국 측은 이번 건이 어떤 의도에 의해 추진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중국 측은) 필요한 조치를 통한 문제의 복잡화 방지 등 '역사문제 관련 2004년 한중 간 공동인식'에 대한 외교부 등 중국 정부의 존중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음을 거듭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역사문제 관련 2004년 한중 간 공동인식'은 2004년 중국 정부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해 한중 정부가 합의한 5개 항의 구두 양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양국의 구두양해 사항에는 역사문제로 한중 우호협력 관계의 손상 방지에 노력하고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에 노력하며, 고구려사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도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정치문제화를 방지한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

또 중국 측은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의 고구려사 관련 기술에 대한 한국 측의 관심에 이해를 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감으로써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의 이날 방한을 앞두고 한중 양국이 갈등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논란이 된 한국사 연표를 고구려와 발해 내용을 넣는 방식으로 수정한 게 아니라 아예 철거하기로 한 것도 일단 사태를 봉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는 "앞으로 이 건 관련 진전 동향을 계속 주시하는 한편, 재외공관 등을 통한 역사문제 관련 모니터링 및 국내 유관부문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대응 등 관련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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