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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정일(69)이 지난 20일부터 러시아 방문에 나서면서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27·사진)이 평양에서 어떻게 김정일 부재 상황을 관리하는지 주목거리다. 김정은이 지난해 9월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김정일의 외유는 지난 5월 중국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마침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김정일의 매제(여동생 김경희의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도 방러 수행원에 포함된 상태라 김정은은 김정일 부재 상황을 관리할 시험대에 섰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일 부재 시 명목상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이 서열 2위로 권한대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정은이 모든 권력을 거머쥐고 있을 것이란 점에 의견이 모아진다. 지난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얻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북한군 대장 지위로 노동당과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를 동원해 군부와 노동당의 고위 간부에 대한 감시체제를 가동했을 것”이라며 “군부 최고 실세인 이영호 총참모장(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보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김정은으로부터 수시로 북한의 주요 상황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원격통치를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준석 한국경호경비학회장(용인대 경호학과 교수)은 “보안 유지가 필수인 만큼 김정일 전용열차에 탑재한 암호화된 통신장비로 부자가 교신을 할 것”이라며 “러시아 방문 일정을 비교적 길게 잡은 건 김정은에게 맡겨놓아도 군부 쿠데타 등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김정일의 방러 동정을 전례 없이 신속하게 보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얘기다. 조선중앙방송은 21일 “머나먼 외국 방문의 길에 계시는 우리 장군님” 등의 주민 반응을 내세워 김정일 중심의 체제 결속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