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8-27 07: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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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치솟는 양상이다. 최근 폭우로 옥수수 수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당국이 수해복구에 인력을 동원하기 위해 시장을 통제하면서 식량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6000원에 거래돼 2주 전인 지난 4일 가격(5700원)보다 5.3% 상승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시장 쌀 가격이 일제히 올랐는데, 18일 평안북도 신의주의 쌀 가격은 6200원, 양강도 혜산의 쌀 가격은 6500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각각 6.9%, 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옥수수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18일 평양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북한 돈 2800원에 거래돼 지난 4일 가격(2600원)보다 7.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신의주나 혜산의 경우에는 평양보다 옥수수 가격 상승폭이 작았다. 18일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의 가격은 2850원으로, 앞선 조사 당시(2750원)보다 3.6% 올랐다. 이는 수해 지역에 대한 물자 공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은 수해 직후 시장 곡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국무위원회 비상미를 포함한 전시 예비물자를 양곡판매소를 통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달 초 북한 시장 쌀 가격은 수해를 입기 전인 지난달 21일 쌀 가격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다소 하락하는 양상까지 보였다. 하지만 현재 북한 시장의 곡물 공급이 부족한데다 북한 당국이 수해 복구에 인력을 총동원하기 위해 시장 운영까지 제한하면서 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보는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홍수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인 평안북도의 경우 시장 운영시간이 기존 하루 8시간에서 3시간 이하로 축소됐다고 전한 바 있다. 낮 동안 수해 복구에 역량을 총동원해 시장은 오후 5시 이후에나 문을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해로 인해 북중 국경 지역 무역과 밀수가 위축되면서 수입품이 북한에 반입되지 못하고 있어 시장이 열려도 판매되는 상품이 다양하지 않고 공급량도 평소보다 줄어들었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주민들이 시장에서의 경제 활동으로 소득을 얻지 못하면서 구매력도 저하된 상태로 파악된다.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소 일주일치 식량을 몰아서 구매하던 주민들이 최근에는 이틀 또는 사흘치 식량만 소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구매력 저하는 식량난으로 직결되고 있다. 최근 북한 주민들의 밥상에 많이 올라오는 음식이 강냉이(옥수수)국수인데, 배추 같은 남새(채소)를 넣고 국수가 풀어지도록 끓여 양을 많게 한 다음 이틀 정도 이 국수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많아졌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에 나오는 옥수수의 양이 많지 않을뿐더러 질 또한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옥수수 수확이 시작돼 시장에 햇옥수수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낟알이 덜 여물고 까맣게 변한 ‘깜부기’ 옥수수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시장을 못 열게 하면서 돈을 못 벌고 있는 데다가 시장에 나오는 강냉이도 대부분 깜부기여서 민심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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